동아일보 종합편성채널 채널A가 지난 17일 밤 제작시스템 장애로 메인 뉴스를 1시간 가까이 늦게 내보내는 대형 방송사고를 낸 데 이어, 복구 작업이 지연돼 뉴스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일 채널A와 방송계에 따르면 채널A의 간판뉴스 '뉴스A'는 17일 밤 뉴스제작 스토리지 장애로 예정된 시각보다 55분 늦은 밤 10시 55분에야 시작했다. 당시 채널A는 지각 방송 사유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 없이 "회사 사정으로 늦게 찾아 뵙게 됐는데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는 짤막한 앵커 멘트만 내보낸 뒤 뉴스를 진행했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뉴스를 시작하고도 중간중간 뉴스를 전하는 앵커ㆍ기자의 입과 소리가 따로 놀거나 문장이 끊기는 등 자잘한 사고가 이어졌다"고 전했다.
간판뉴스가 1시간 가까이 지연된 것은 방송계에 전례를 찾기 힘든 대형 사고. 하지만 소수점 한자릿수대의 낮은 시청률 탓인지 사고 소식이 언론은 물론 네티즌의 주목도 받지 못했다. 그러다 미디어전문지가 19일 오후 이를 보도한 뒤 '사고가 나도 아무도 모른 채널A의 굴욕' 등으로 확산되자, 채널A는 20일 공식 해명에 나섰다.
이광표 채널A 기획홍보팀장은 "영상 데이터를 저장하는 스토리지에 문제가 생겨 방송이 지연됐는데, 현재 복구가 상당 부분 진행됐다"고 밝혔다. 그는 뉴스가 지연되는 동안 개국쇼 등 5,6분 단위로 편집된 화면이 반복됐다는 일부 보도와 관련 "해당 시간에 드라마 '천상의 화원 곰배령'을 방송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상파방송의 한 기자는 "17일 밤 자사 모니터 보고에는 채널A 프로그램 광고로 시간을 끌었다고 돼있다"고 전했다.
채널A는 아직까지 사고 원인이 실수인지 시스템의 구조적 결함인지 명확히 규명하지 못한 것은 물론 복구 작업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이 때문에 뉴스를 녹화해 방송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나왔으나 채널A측은 "모든 뉴스를 생방송으로 정상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방송사고는 종편 개국 전부터 예견된 일이라는 게 방송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지상파의 한 기술 전문가는 "종편이 시험방송도 없이 급하게 개국하면서 방송 장비 경험이 많은 엔지니어는 물론 백업 시스템도 제대로 갖춰놓지 않아 작은 결함이나 실수도 대형 방송사고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고경석기자 kav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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