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암 박지원의 과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의 경제적 차이와 공통점은 무얼까.
각각 한문소설과 희극으로 장르가 갈리지만 내용을 따져보면 대출을 중요한 소재로 다루는 문학작품이란 점에서 닮았다. 그러나 주인공들의 대출 방식은 다르다. 의 허생이 언변으로 변 부자에게 1만 냥을 빌린 신용대출인 반면, 의 안토니오는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자신의 선박과 살 1파운드를 건 담보대출이다.
금융감독원은 이처럼 눈길을 끄는 비유를 통해 어렵고 딱딱한 경제지식을 흥미롭게 배울 수 있는 초ㆍ중ㆍ고등학생용 금융교육 표준교재를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설명 위주의 학습방식 대신 실생활과 창의적 체험활동 등을 엮어 능동적으로 배울 수 있는 단계별 모듈식 학습체계를 활용했다.
예컨대 중학교 표준교재 '신용과 부채관리'(학습 목표) 단원은 먼저 등의 비유로 둘의 차이와 공통점을 학생들이 고민하게 하고(생각해보기), 대출의 의미와 종류를 설명(내용 살펴보기)하는 식으로 이어진다. 직접 신용대출과 담보대출 금리를 비교할 수 있도록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소개해 접속(활동해 보기)하는가 하면, 대부업체 무이자 광고의 진실(읽어보기)을 살펴보게 한다.
초등학교 교재(슬기로운 생활금융)는 예금통장을 만들고 사용하는 방법을 실어 금융상품 활용경험을 쌓도록 하고, 과거 30년간 생필품의 실제 가격변동을 들어 돈의 가치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금감원은 지난해 6월부터 한국경제교육학회와 더불어 만든 표준교재를 각급 학교의 체험활동 수업이나 방과후 프로그램의 금융교육 교과서로 활용할 수 있도록 보급할 계획이다.
고찬유기자 jutda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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