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친이계 핵심인 이재오 의원은 19일 이명박 대통령의 자진 탈당 필요성을 제기한 김종인 비상대책위원 등을 겨냥해 "이 대통령을 탈당시켜야 이득을 본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끼리 당에서 나가면 된다"며 "비대위원들이 비대위원장을 모시고 나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사실상 박근혜 비상대책위원장의 탈당을 주장한 것이어서 탈당론을 둘러싼 당내 갈등이 더욱 증폭될 것으로 보인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 본회의 참석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비대위원들이 나가서 '우리는 이 대통령과 단절했으니 이제 정부의 실정에 책임이 없다'고 말하는 게 더 선명하지 않느냐"면서 "아버지가 잘못했다고 나가라고 하는 것은 패륜아가 할 짓으로 정상적 가족관계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이어 "10년 동안 당을 지키고 정권을 창출한 사람들이 있는데 (대통령 탈당을 요구하는 사람들은) 숟가락 하나 얹었지 무슨 일을 했느냐"고 반문했다.
이 의원은'박 위원장과 김종인 비대위원을 언급한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것은 언론이 해석해서 쓰라"고 답했다.
한편 박 위원장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 대통령의 탈당 문제에 대해 "논의된 적이 없다"면서 "차별화를 위한 차별화를 할 생각은 없고, 국민만 바라보고 가야 한다"고 말해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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