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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똥물 뿌려도 난 화 안냈다" 야당 언론인과 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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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똥물 뿌려도 난 화 안냈다" 야당 언론인과 설전

입력
2012.01.19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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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가 공개석상에서 야당 성향의 언론인과 원색적인 표현을 섞어가며 설전을 벌였다. 최근의 정치 상황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대화하자며 주요 언론사 편집인들을 초청한 자리에서였다.

AFP통신 등 외신은 푸틴이 18일(현지시간) 모스크바 총리 관저에서 언론사 편집인 30여명을 초청해 간담회를 가졌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이 자리에 참석했던 야당 성향 라디오 방송 에호 모스크비(모스크바의 메아리)의 보도본부장이자 진행자인 알렉세이 베네딕토프가 푸틴의 심기를 건드렸다.

베네딕토프는 최근 출범한 야권단체 유권자동맹에 저명 인사가 다수 참가하고 있는 사실을 언급한 뒤 “그들과 대화할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푸틴은 이에 “야권과 늘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 자리에 반정부 성향 방송인도 참석한 게 그 증거”라고 맞받았다. 푸틴은 이어 “정부가 주관한 언론인상 시상식에 야당 성향 언론인들은 참석하지 않았다”며 “그들은 우리가 초청을 해도 오지 않는데 도대체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잠시 화제를 돌렸던 푸틴은 다시 베네딕토프에게 “최근 에호 모스크비가 방송한 미국의 미사일방어(MD) 시스템에 대한 토론 프로그램은 헛소리와 난센스”라며 “나한테 불만이 있느냐”고 물었다. 베네딕토프가 농담조로 “화가 났다”고 하자 푸틴은 정색하며 “당신이 (방송에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나한테 ‘똥물’을 뿌려댈 때도 나는 화를 내지 않았다”고 되받았다.

뜻밖의 상황에 당황한 베네딕토프는 “농담이다. 당신에게 화난 일이 없다”며 분위기를 바꾸려 했지만 푸틴은 “나는 농담을 하는 게 아니다”며 베네딕토프를 노려보면서 한동안 분을 삭이지 못했다.

푸틴의 이런 반응에 러시아 정치평론가 드미트리 오레쉬킨은 “푸틴의 말을 가볍게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며 “베네딕토프가 편집 방침을 바꾸든지 아니면 자신과 방송사에 대한 위험을 감수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성기기자 hangi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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