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체가 마비된 미국 남성이 남극점에 도달했다. 주인공은 미국 네바다주의 그랜트 코건(33). 그는 ‘좌식 스키’를 사용해 최근 2주 동안 120㎞를 이동해 18일(현지시간) 남극점에 닿았다. 이날은 마침 영국의 탐험가 로버트 스콧이 남극 횡단에 도전, 목적지에 도달한 지 정확하게 100년이 되는 날이었다. AP통신은 스노모빌 선수로 활동하다 사고로 장애인이 된 코건의 남극 행에 장애인올림픽 선수 존 데이비스, 다큐멘터리 촬영 감독 스티븐 시그, 가이드 2명 등이 동행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남극 도전에 대비해 지난 1년 동안 알래스카, 노르웨이, 미국 서부의 타호 호수, 남아메리카 등지에서 다양한 훈련을 했다. 코건은 훈련 기간 동안 좌식 스키를 25만번쯤 밀었다고 말했다.
코건의 도전은 캘리포니아의 비영리단체 하이파이브스재단의 기금 모금을 위한 것이다. 이 단체는 부상 당한 동계 스포츠 선수의 회복과 선수 생활 복귀를 돕고 있다. 모금한 기금은 척추 부상 후 기능 치료, 재생, 회복을 연구하는 어바인 캘리포니아주립대 리브어바인연구센터를 지원하는데도 사용된다.
코건은 남극점을 지난 뒤 탐험대 웹사이트에 “내 신체에는 이상이 있지만 영혼은 절대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나는 무너뜨릴 수 없는 존재”라는 글을 올렸다. 스티븐 시그는 “부상 선수 코건이 놀라운 업적을 이뤘다”며 “오늘은 인간의 잠재력과 모험, 기술, 회복의 역사를 다시 쓴 날”이라고 평가했다. 코건의 도전기는 다큐멘터리 영화 ‘대도전 : 남극 모험’으로 제작돼 올해 말 개봉된다.
강지원기자 styl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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