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국 해병대원이 탈레반 대원들의 시신에 소변을 보는 동영상 파문이 채 가시기도 전에 영국군과 미군이 어린이와 동물을 학대한 사실이 드러나 전 세계적 공분이 일고 있다.
아프간에 파병된 영국군 2명이 10세 가량의 남녀 아동을 학대한 혐의로 체포됐다고 일간 '더 선' 등 외신이 18일 보도했다. 이들은 남아와 여아에게 옷 속으로 손을 넣어 자신들의 몸을 만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영국 국방부는 학대장면을 촬영한 노트북들을 압수하는 등 이들에 대한 조사에 들어갔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매우 충격적"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군 고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은 매우 부적절하며 아프간 내 영국군의 명예를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영국군이 아프간이나 이라크에서 아동학대 혐의를 받은 첫 사례다.
미군이 탈레반 시신 동영상을 강도 높게 비판한 하미드 카르자이 아프간 대통령은 또 다시 성명을 발표하고 "매우 비도덕적인 아동학대 행위를 강력히 규탄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외국 군대가 저지른 비도덕적 사건들로 구역질이 날 정도"라며 "외국군에 대한 아프간 국민의 신뢰와 협력을 떨어뜨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와중에 미군이 아프간에서 야구방망이로 양을 때려 숨지게 한 뒤 동료들과 웃고 기뻐하는 동영상이 공개돼 동물보호단체들의 거센 비난에 직면했다.
동물보호단체 '동물을 윤리적으로 대하는 사람모임(PETA)'이 13일 공개한 30초짜리 영상에는 어린 소년이 콘크리트로 둘러 싸인 방에 양 한 마리를 끌고 왔고, 사복을 입은 남성이 금속으로 된 야구방망이로 양의 머리를 수차례 내리쳐 숨지게 한다. 미 전투복을 입은 6명의 다른 남성들은 이를 보고 웃고 함성을 지른다. 지난해 11월 초 촬영된 영상에는 양을 공격한 남성이 군인이라는 자막이 나왔지만 신원을 확인하지는 못했다.
국방부는 PETA의 조사 요구를 묵살하다 항의 이메일 등이 쇄도하자 마지못해 조사에 나섰다. 아프간 주둔 국제안보지원군(IASF) 대변인은 "동영상의 존재를 알고 있고 더 많은 정보를 얻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말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