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스티브잡스 애플 창업주가 생전에 꿈꾼 건 최첨단 IT기기만이 아니었다. 그는 교육에 대한 남다른 꿈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물론 전통식 오프라인 교육이 아닌, 잡스 특유의 창의력이 넘치는 디지털화된 첨단교육이었다. 애플이 마침내 '잡스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교육분야에 뛰어들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등에 따르면 애플은 오는 19일 잡스 사망 이후 처음으로 뉴욕 구겐하임 박물관에서 회사 차원의 공개 프리젠테이션을 갖고 아이패드에 최적화된 전자교과서 및 출판사업 계획을 공개한다. 행사는 아이튠스와 앱스토어, 아이북스토어 등을 담당하는 에디 큐 선임부사장이 주관한다.
애플은 아직까지 이번 발표와 관련해 구체적인 언급을 피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이번 행사에서는 신제품 공개 대신 디지털 교과서 등 교육 콘텐츠와 관련된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애플은 지난 11일 '교육 발표회(education announcement)'를 열 것이라며 미디어 초청장을 발송했다. 애플이 지금까지 각종 발표회를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 인근에서 해왔던 것과 달리, 이번 행사를 출판업자들이 많이 모여 있는 뉴욕에서 개최한다는 점도 이 같은 전망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애플은 앞서 아이패드를 공개할 당시 "이 기기가 학교 교실에도 변화를 몰고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잡스는 생전에 전기작가인 월터 아이작슨에게 "교과서 디지털버전을 만들어냄으로써 교과서 산업을 변화시켜보고 싶다"고 언급한 바 있다.
전기에서 드러난 잡스의 교육철학은 "모든 교과서는 디지털화되고 쌍방향 소통이 돼야 하며 개별 학생들에게 맞춤식으로 이뤄지고 실시간 피드백도 가능해야 한다"는 것. 잡스는 이 같은 아이디어를 현실화하기 위해 생전에 출판업자들과 여러 차례 만났던 것으로 전해졌다.
사실 애플의 교육 사업은 일정 정도 이미 진행되고 있다. 전자책 전용서점인 '아이북스토어'를 통해 교육용 앱이 유통 중이다. 애플은 국내에서도 지난 2009년부터 노트북 매킨토시를 앞세워 교육시장에 발을 들여 놓았는데, 국내에서도 한국국제학교와 서울국제학교, 경기수원외고, 캐나다국제학교 등을 포함해 11개 외국인 고등학교에서 매킨토시를 활용한 수업이 진행되고 있다.
애플의 새 전자교과서 사업에는 맥그로힐과 피어슨, 호튼 미플린, 센게이지 러닝 등 미국 유수의 출판기업들까지 참여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련 산업의 일대 지각변동까지 예견되고 있다. 애플은 지난해부터 글로벌 미디어그룹인 디스커버리사와 학교 교과서 등을 전자책으로 발간하는 사안을 놓고 논의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빌 리에더스 센게이지 러닝 부회장은 "애플은 하드웨어에, 센게이지는 콘텐츠에 각각 강점을 갖고 있다"며 "두 기업의 역량이 합쳐지면 매우 흥미로울 것"이라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