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수가 낮은 술(저도주)와 웰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지난 2009년부터 본격적으로 불기 시작한 막걸리 열풍.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없어서 못 팔던'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실제로 막걸리 출하량도 2009년 21만여㎘에서 2010년 35만여㎘로, 무려 65% 급증했다.
고속 성장세를 이어갈 것 같았던 막걸리는 하지만 지난해부터 주춤거리고 있다. 지난해 4월 "막걸리에 항암물질인 파네졸 성분이 맥주나 와인보다 최대 25배 많이 들어 있다"는 한국식품연구원의 조사결과가 발표되자, 주문이 일시적으로 폭주하면서 반짝 특수를 누리기도 했지만 다시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연평균 50~60%를 기록했던 성장세는 지난해 겨우 두 자릿수(10.2%)에 턱걸이했다.
새해를 맞아 막걸리 회사들이 '열풍 재현'을 위해 공격적 발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중견기업이 대부분인 전통주 전문기업은 국내시장을, 대기업은 일본 등 해외시장 공략에 각각 박차를 가하고 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전통주 전문기업인 국순당은 자체 주점 브랜드인 '우리술상'의 가맹점 사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10번째 매장인 우리술상 홍대점이 3월 오픈 예정이며, 올해 말까지 매장을 30개로 늘려 나갈 계획. 국순당은 직영점인 '백세주마을' 10곳도 전국에 운영 중이다.
배상면주가는 지난해 11월 서울 양재동에 '느린마을 양조장 술펍'이라는 주점을, 앞서 충남 당진에 기반을 둔 신평양조장도 지난해 7월 서울 강남구 청담동 가로수길에 '셰막'이라는 고급 막걸리 레스토랑을 각각 열었다. 국순당 고봉환 마케팅지원팀장은 "전통주 전문기업들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드는 건 자사 막걸리를 고객에게 직접 판매해 제품 인지도와 매출상승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대기업들은 일본 등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이날 일본에서 출시한 'CJ 비비고 오이시이 캔 막걸리'가 일본 11개 편의점 브랜드 중 10개 브랜드와 주요 대형마트에 입점했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신제품의 초기 시장 진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주요 슈퍼마켓 체인점 입점률이 무려 70% 이상"이라고 말했다.
하이트진로의 '진로막걸리'도 2010년 한해 동안 70만 상자를 수출했지만, 작년에는 3분기 현재까지만 114만 상자를 수출했다. 한류 열풍을 타고 있는 일본의 막걸리 시장은 2009년 270억원에서 작년 450억원 이상으로 증가했고, 올해는 600억원을 넘어설 전망. 이 때문에 하이트진로는 막걸리 사업확대와 수출 물량의 공급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강원도 홍천의 막걸리 제조업체인 설악양조를 인수하기도 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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