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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거운 배구 라이벌전… 삼성화재, 3-0 현대캐피탈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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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거운 배구 라이벌전… 삼성화재, 3-0 현대캐피탈 일축

입력
2012.01.18 14: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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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의 라이벌전 열기는 뜨거웠지만 알맹이는 없었다.

삼성화재의 용병 가빈 슈미트는 18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1~12 시즌 현대캐피탈과 4차전을 앞두고 "전쟁이 될 것 같다"며 결의를 다졌다. 현대캐피탈의 주전 세터 최태웅도 "3차전 석패를 설욕한다"며 이를 악물었다. 선수들의 결사항전 의지와 함께 5,953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가득 채우며 프로배구 최고의 라이벌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하지만 경기를 유심히 지켜보던 신영철 대한항공 감독은 현대캐피탈이 삼성화재에 0-3(23-25 13-25 21-25)으로 맥없이 무너지자 "공 하나하나에 혼신을 다하지 않는다"며 아쉬워했다.

상대팀 분석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신영철 감독은 부러움을 나타냈다. 대한항공은 아직까지 삼성화재와 현대캐피탈 같은 라이벌전을 구축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라이벌전은 선수들이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경기다. 선수들은 경기장의 폭발적인 열기에 자신도 모르게 신나는 경기를 하고 희열을 느끼게 된다"며 긍정적인 효과를 설명했다.

이처럼 라이벌전은 배구의 열기를 더욱 고조시키는 기폭제가 된다. 선수들의 멋진 플레이와 수준 높은 경기는 "져도 재미있는 경기"라는 인식을 심어주게 된다는 게 신 감독의 주장이다.

그러나 이날 현대캐피탈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라이벌전의 흥미를 반감시켰다. 신 감독은 "범실이 너무 많았다. 특히 1세트 승부처에서 강하게 밀어붙이지 못한 점이 패인"이라고 꼬집었다. 23-24로 1점 뒤진 상황에서 현대캐피탈 문성민이 서브권을 가져 듀스를 만들 수 있었다. 더구나 문성민은 서브가 좋기로 정평이 나있고, 레프트 백 포지션에 가빈이 있었기 때문에 여러모로 현대캐피탈이 균형을 맞출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

신 감독은 "강서브가 아니더라도 레프트 백에 있는 가빈에게 서브를 날렸으면 삼성화재는 가빈을 쓰지 못했다. 그러면 박철우에게 공이 넘어가게 되고 블로킹이 좋은 현대캐피탈이 잡을 수 있는 기회였다"며 "그러나 서브가 리베로 여오현에게 약하게 들어갔고, 결국 삼성화재는 약속된 플레이를 하게 됐다. 조직적인 플레이를 한다면 삼성화재에는 가빈이 있기 때문에 막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현대캐피탈의 집중력도 아쉬웠다. 현대캐피탈은 21개의 범실을 했고, 서브에이스를 8개나 헌납했다. 게다가 레프트 문성민은 서브리시브 7개 중 1개만을 받아 올리는 등 정확도가 떨어졌다.

한편 삼성화재는 이날 승리로 승점54(19승2패)가 됐다. 삼성화재는 2위 대한항공과 승점 차를 11점으로 벌리며 독주 체제를 공고히 했다.

천안=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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