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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없는 고문직 만들고 면허정지 중 기사 재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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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 일 없는 고문직 만들고 면허정지 중 기사 재계약

입력
2012.01.18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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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할 없는 간부직 신설', '법인카드 부당 사용' 등 서울시 산하기관의 방만 경영과 부당한 예산 집행이 감사에서 대거 적발됐다. 시는 산하기관의 비리 차단을 위해 투자ㆍ출연기관감사팀을 신설해 관리ㆍ감독을 강화하기로 했다.

서울시는 18일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 농수산물공사, 체육회에 대한 특별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 결과에 따르면 SBA는 지난해 1월 대표이사를 공개 모집하면서 특정 헤드헌팅사에 추천을 의뢰해 대표이사를 선발, 근거 없이 추천수수료 2,530만원을 이 헤드헌팅사에 지급했다. 또 SBA는 실제 역할이 없는 상임고문직을 만들어 SBA나 시 간부들과 인연이 있는 인물을 앉혀 7년여 간 300만원씩 총 2억7,200만원의 급여를 낭비했다.

농수산물공사는 경력 미달인 사장 지인의 아들을 운전사로 채용했다. 특히 해당 운전사는 채용 후 음주운전으로 면허정지가 됐지만 면허정지 기간에 재계약까지 했다. 체육회의 한 간부는 아들이 다니는 학교의 코치를 감독으로 선임하고, 훈련파트너제도를 만들어 자신의 아들을 선발하게 했다.

부적절한 예산 사용도 다수 드러났다. SBA 임직원들은 사적인 모임의 회식비, 호텔 멤버십카드 연회비 등에 법인카드로 3,500여만원을 썼다. 농수산물공사는 업무와 무관한 사장의 연고지 출연 방송 프로그램 제작비 1,100만원을 집행했으며, 체육회는 전지훈련 때 간부의 가족이 운영하는 숙소를 이용해 시세보다 비싼 숙박료를 냈다.

서울시 산하기관에 대한 관리ㆍ감독이 강화돼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시의 산하기관 정기감사는 3년에 한번 꼴로 이뤄지는데 감사 시효는 2년이라 공백이 생긴다. 실제로 이번 감사에서 부당 행위로 적발된 농수산물공사 직원 9명은 감사 시효가 지나 경고만 받았다. 일부 간부는 이미 퇴임해 징계를 하지 못했다.

시 관계자는 "투자ㆍ출연기관감사팀을 신설하는 내용을 포함해 감사 개선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는 곧 서울메트로, SH공사 등 다른 산하기관도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시는 적발된 SBA 직원 15명, 체육회 직원 9명을 징계 의견으로 인사위에 회부하는 한편, 필요 없이 신설된 직제는 폐지하고, 부당 집행된 예산은 모두 환수키로 했다.

류호성기자 rh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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