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연의 목표는 춤을 잘 추는 거예요. 아, 지금도 춤만 생각하면 스트레스로 가슴이 벌렁댄다니까요. "
대한민국 대표 로커인 록밴드 YB의 보컬 윤도현(40)은 엉뚱하게도 춤 이야기에 열을 올렸다. 지난해 3월 초연한 창작 뮤지컬 '광화문 연가'에서 비운의 작곡가 한상훈 역을 맡았던 그가 같은 역할로 2월 7일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재공연 무대에 다시 선다. 17일 서울 충무아트홀에서 만난 그는 "다른 배우들과 섞여 군무를 출 때 제발 튀지 않는 게 소망"이라고 했다.
'광화문 연가'는 '난 아직 모르잖아요' '붉은 노을' '가로수 그늘 아래 서면' 등 작곡가 고 이영훈씨의 히트곡으로 만든 주크박스 뮤지컬. 윤도현은 이씨와의 개인적 친분 때문에 이 작품과 인연을 맺었다. "앙코르 공연이라기보다 시즌2라고 해야 할 정도로 초연에서 달라진 부분이 많아 연습도 수월하지가 않네요. 그나마 '나는 가수다' 출연과 병행했던 초연 때보다는 스케줄에 여유가 있어 다행이지만."
앓는 소리를 하지만 그는 사실 뮤지컬과 인연이 깊다. '개똥이'(1995) 출연 중 지금의 아내를 만나 결혼했고 '지저스 크라이스트 수퍼스타'(1997) '하드락 카페'(1998) 등 굵직한 작품에 출연했다. 2009년에는 '헤드윅'을 통해 트랜스젠더 역할에도 도전했다.
"YB의 공연이 저를 포함한 30,40대 '아저씨'들이 일탈의 느낌으로 젊은 음악을 연주하며 '노는 무대'라면, 뮤지컬은 잘 짜인 동선에 맞춰 섬세한 감정을 표현해야 하는 완전히 다른 공연이죠. 시간과 노력을 많이 들여야 하기 때문에 뮤지컬에 자주 출연하기는 어려워요."
'본분을 잊지 말자'는 인생 철학을 갖고 있는 그는 "음악을 계속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기준에 맞춰 모든 선택을 한다. 그래서 지난해 '광화문 연가' 초연으로 호평 받은 이후 최근 여러 편의 뮤지컬 출연 제안을 받았지만 '광화문 연가' 재공연 외에는 모두 고사했다.
사회 이슈에 관해 발언하고 행동하는 '소셜테이너'로 분류되던 그가 최근 들어 매사 신중을 기하게 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방송 퇴출로 인해 마음고생과 함께 생활고도 겪었던 그는 "솔직히 음악을 할 수 없는 상태까지 너무 가고 싶지는 않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 YB의 다른 멤버들과 함께 출연한다. 기타리스트 허준은 연주뿐 아니라 연기도 선보일 예정이다. "저 혼자 하는 개별활동은 지금만도 벅차서 멤버들과 같이 할 수 있는 걸 하는 게 더 좋아요. 이제 YB가 모두 뮤지컬 배우인 셈이죠."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강은정 인턴기자(서강대 신문방송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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