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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3주기/ 희생자 유족도, 경찰특공대 유족도 '절망의 나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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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참사 3주기/ 희생자 유족도, 경찰특공대 유족도 '절망의 나날'

입력
2012.01.18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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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참사가 발생한 지 3년이 되는 동안 여전히 유족들은 절망의 나락 속에 빠져 있었다.

정영신(40)씨는 용산 4구역에서 생맥주집 ‘레아호프’를 함께 운영했던 시아버지 이상림씨를 잃었고, 남편 이충연씨마저 감옥에 보낸 상태다. 정씨는 18일 “남편이 당시 망루에 오르며 ‘며칠만 있으면 내려갈 수 있다. 일단 거기 올라가면 용역한테 맞지는 않을 것이고 많은 사람들이 우리 얘기에 귀 기울여 줄 거다’라고 했던 게 어제 일 같다”고 말했다. 정씨는 “개발한다고 해서 당장 사업 진척이 되는 게 아니니까 딱 3년만 더 장사하게 해달라고 했던 것뿐인데, 그 일이 40년 인생의 모든 것을 뒤집어 놨다”고 토로했다.

“내 집, 내 것만 알던 평범한 대한민국 국민이었다”는 정씨는 용산참사 이후 삶이 180도 변했다. 지난해 7월부터 ‘용산참사 진상규명 및 재개발제도 개선위원회’ 상근활동가로 일하고 있다.

“쫓겨나지 않기 위해 망루에 오를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지금도 많아요. 그런 사람들에게 ‘나 같은 일 당하지 말라고, 아무리 힘들어도 나같이 상처받지 말고 모든 걸 잃지는 말라’고 얘기합니다. 또 그 사람을 그렇게 만든 사람에게는 ‘저 사람은 나처럼 만들지 말아주세요’라고 전하려 합니다.”

하지만 그런 정씨도 어김없이 돌아온 3주기를 맞는 마음은 편치 않다. 그는 “사람이 죽고 감옥에 가도 해결된 게 아무 것도 없다”며 “‘기구한 운명을 타고난 여자’라는 말이 올해 처음으로 가슴에 와 닿았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중구 순화동의 철거민으로 당시 연대투쟁에 나섰다 희생된 윤용헌씨 부인 유영숙(52)씨의 일상도 엉망이 됐다. 유씨는 철거 문제로 용역들에 맞서다 팔을 다쳐 무거운 것을 전혀 들지 못한다. 그는 “아직도 잠을 제대로 못 잔다. 그러니 몸도 안 좋다. 눈을 뜨고 있어도 병원에서 확인했던 남편의 참혹한 모습이 보이고, 남편이 살아 돌아와 문 여는 소리가 들리는 것 같아 괴롭다”고 털어놨다.

용산 4구역에서 ‘삼호복집’을 했던 고 양회성씨의 부인 김영덕(58)씨도 “하루아침에 내가 가장이 되는 바람에 애들 앞에서 울지도 못한다”며 “강하게 살자고 매일 결심하면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당시 현장에 투입됐던 경찰특공대 대원 중 유일하게 숨진 김남훈 경사의 부모도 마음이 착잡하긴 매한가지였다. 김 경사의 아버지 김권찬(58)씨는 “이렇게 명절이 올 때마다 아들의 빈자리 때문에 쓰릴 정도로 가슴이 아프다”며 “당시 출동했던 경찰들도 직무를 다했을 따름이고 똑같은 피해자인데 일부에선 악(惡)으로만 생각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권영은기자 you@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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