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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1세대' 로그아웃… 구글·페이스북에 밀린 야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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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닷컴 1세대' 로그아웃… 구글·페이스북에 밀린 야후

입력
2012.01.18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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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후 창업자인 제리 양이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야후를 완전히 떠난다. 2009년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내려와 이사로 있던 제리 양은 17일(현지시간) 야후의 모든 직책에서 사임한다고 밝혔다.

1995년 만들어진 포털 야후는 초창기 '닷컴 시대의 대명사'였다. 야후를 만든 제리 양 역시 벤처의 상징이자 닷컴 1세대의 영웅으로 간주됐다. 하지만 야후 자체가 변화에 실패, 구글과 페이스북 등에 밀려 매물로 떠돌게 됐고 제리 양 역시 무대에서 퇴장하게 됐다.

야후는 이날 "제리 양이 야후의 이사회 이사직을 포함해 사내 모든 직책에서 사임한다"면서 "야후 재팬과 중국 알리바바의 이사직에서도 물러난다"고 밝혔다. 제리 양은 성명을 통해 "창업부터 지금까지 야후와 함께 한 인생에서 매우 신나고 보람 있는 경험을 했다"며 "이제 야후를 떠나 다른 목표들을 추구할 시간이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0세 때 홀어머니, 남동생과 함께 대만에서 이민 온 제리 양은 벤처 창업으로 성공한 '아메리칸 드림'의 대명사였다. 데이비드 필로와 함께 스탠퍼드대 대학원 재학시절인 1995년 창업한 야후는 인터넷 초창기 가장 성공한 닷컴기업이었다.

하지만 포털 전성시대는 그리 오래 가지 않았다. 웹사이트를 사람이 분류하도록 하고 자동 검색엔진 개발에 소홀했던 야후는 '한 단어만 입력하면 원하는 결과를 단번에 찾아주는' 구글에게 주도권을 빼앗겼다. 다급해진 야후는 2007년 6월 창업자인 제리 양을 CEO에 앉혔다. 자기가 만든 회사에서 쫓겨났던 스티브 잡스가 애플의 구원투수로 복귀한 것도 바로 이 무렵이었다.

하지만 두 사람의 운명과 두 회사의 주가곡선은 그 때부터 극적으로 갈렸다. 잡스가 아이맥과 아이팟, 아이폰 등을 내놓으며 애플을 혁신의 대명사로 올려 놓은 반면, 제리 양은 2008년6월 마이크로소프트(MS)로부터 주당 33달러, 총액 475억달러 규모의 초대형 인수 제안을 거절한 후 칼 아이칸 등 주주들의 비난을 받다 2009년1월 결국 CEO 자리에서까지 물러났다. 당시 MS의 스티브 발머는 구글로부터의 거센 도전에 위기를 느끼고 야후를 인수해 인터넷 영역에서 입지를 구축하려 했으나, 제리 양의 거부와 뒤이은 글로벌 금융위기 등으로 인수를 포기했다. 이후 주가는 반토막 났고, 지금도 주당 15달러대에 머무르고 있다.

제리 양에 이어 CEO 자리를 물려받은 캐롤 바츠도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이유로 지난해 9월 경질됐으며 지난주 페이팔 사장 출신인 스콧 톰슨이 새 CEO로 취임했다.

톰슨 CEO의 취임 직후 이뤄진 제리 양의 사임은 회사 자산 매각과 관련해 투자자들과 충돌을 빚어오면서 사임 압력을 계속 받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제리 양은 현재 지분 3.6%를 보유하고 있는데, 야후의 주요주주인 헤지펀드 서드포인트 LCC의 매니저 대니얼 로에브는 지난해 11월초 제리 양을 축출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사실상 자신이 만든 회사에서 쫓겨나는 셈이다.

제리 양의 독선적 경영 스타일도 주주들의 비판을 산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다. 스스로를 '치프 야후(Chief Yahoo)'로 부르던 제리 양은 모든 결정을 자신이 하려고 했다는 것.

제리 양의 사임으로 야후의 자산 매각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중국 웹사이트 알리바아와 야후 재팬 등의 매각을 논의 중인 야후는 현재 소프트뱅크 등 여러 인수자로부터 제안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진주기자 parisco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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