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사람이 모이는 명절엔 예상치 못한 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병∙의원이 문을 닫기 때문에 즉시 대처하지 못하면 자칫 상황이 악화된다. 때문에 기본적인 응급조치 방법은 미리 숙지해둬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임경수 교수에게서 명절을 앞두고 알아 둬야 할 응급조치 방법을 들어본다.
많은 음식을 조리하는 명절엔 특히 크고 작은 화상사고가 잦다. 집안 어른들이 간혹 간장, 된장, 술 등을 상처 부위에 바르곤 하는데, 감염 위험이 있으니 절대금물이다. 뜨거운 물이나 기름에 덴 부위는 우선 찬 물수건으로 식혀준다. 끓는 물과 기름에 젖은 옷은 빨리 벗기거나 가위로 자르고, 반지나 시계, 벨트 등 살을 조이는 물건도 제거한다.
식었거나 불에 타버린 옷은 오히려 감염을 막아주므로 그대로 두는 게 좋다. 물집이나 벗겨진 피부도 병원에 가기 전까진 그대로 둔다. 화상 부위가 지면이나 방바닥에 달라붙지 않도록 주의하고, 깨끗한 거즈나 천을 대고 붕대로 감싼다.
심근경색이나 저혈당, 경련 등으로 갑자기 의식을 잃은 경우는 일단 옷을 느슨하게 한 다음 호흡부터 확인한다. 호흡이 정상이면 옆으로 눕히고 고개를 약간 뒤로 젖히면서 한 손을 귀 옆에 놓고 입이 지면을 향하도록 한다. 호흡이 불규칙해지면 머리와 척추가 일직선이 되게 유지하면서 바로 눕히고 입을 벌려 손가락으로 이물질을 빼낸 다음 턱을 앞쪽으로 들어올려 기도를 열어준다.
이렇게 해도 호흡이 돌아오지 않으면 인공호흡을 두 번 한 다음 목 옆쪽을 지나는 경동맥의 맥박을 확인한다. 맥박이 느껴지지 않으면 즉시 흉부압박과 인공호흡을 반복하는 심폐소생술을 시작한다.
가족 중 협심증이나 뇌졸중 위험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응급실 위치와 연락처를 반드시 알아둬야 한다. 협심증의 전형적인 증상은 계단을 오른다든지 급히 움직일 때 갑자기 가슴에 심한 통증이 나타나는 것이다. 흉통이 30분 이상 지속되면 급성 심근경색일 수 있으니 병원을 찾아야 한다.
뇌졸중 환자가 의식을 잃으면 일단 눕히고 넥타이나 벨트 등을 풀어주면서 빨리 구급차를 부른다. 의식을 돌아오게 하려고 뺨을 때리거나 찬물을 끼얹거나 손가락을 따거나 하는 행동은 오히려 병원 이송을 더디게 할 수 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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