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은 17일 "1월 무역수지가 적자로 나올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작년 4분기 성장률이 예상수준을 밑도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고, 올 1분기엔 마이너스 성장 가능성까지 점쳐지는 등 유럽재정위기의 충격파가 우리나라 실물경제에 본격적으로 전이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홍 장관은 이날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1월 수출 전망이 좋지 않다"면서 "23개월만에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설 가능성이 있어 면밀히 점검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지경부가 1월 둘째주까지 수출입 동향을 집계한 결과 큰 폭의 적자를 기록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경부 관계자는 "원래 연초에는 수출이 둔화되는 경향이 있어 과거에도 적자가 난 적이 있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1월에 설 연휴까지 있는데다 유럽 쪽 수출상황이 나쁘고 이란사태로 국제유가까지 급등하고 있어 적자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악화 분위기는 이미 작년 4분기부터 감지되기 시작했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는 이와 관련,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이 당초엔 전분기 대비 1%, 전년 동기 대비 4% 정도로 예상했지만 이에 못 미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 상태라면 1분기 성장률이 아예 마이너스로 추락할 수 있다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노무라증권은 "한국이 유럽 재정위기 충격을 가장 크게 받을 것"이라며 1분기 성장률을 전분기 대비 -0.1%로 전망했다. UBS가 올해 하반기 우리 경제의 회복세를 예상하면서도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1.9%로 제시한 것을 두고 "1분기 마이너스 성장을 기정사실화한 것"이란 해석이 많다.
지경부 관계자도 "간소비와 설비ㆍ건설투자의 회복이 부진한 상황에서 수출까지 위축된다면 1분기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 없다"고 우려했다. 이 경우 올해 연간 성장전망치(3.7%) 달성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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