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은행은 늘 새로운 길을 개척해왔다. 1993년 국내 최초로 무인점포를 개설했고, 99년엔 인터넷뱅킹 시대를 열었다. 국내 최초로 현금자동화기기(ATM)를 도입한 것도 1979년 조흥은행(현 신한은행)이었다.
2012년 신한은행은 또 다른 역사를 준비 중이다. 서진원 신한은행장은 지난 12일 한국일보와 신년 인터뷰에서 "올해를 한국 금융이 오프라인 금융과 온라인 금융을 거쳐 스마트 금융으로 넘어가는 원년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이미 상당 부분 이미 현실화한 계획이기도 하다.
서 행장이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것이 올 3, 4월께 개통 예정인 사이버 점포. 그는 "사이버 점포가 은행 점포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인터넷뱅킹이나 모바일뱅킹이 단순 거래만 하는 채널이라면, 사이버 점포는 거래는 물론 검색, 상담까지 실제 영업점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이상을 고객에게 제공하는 채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예를 들어 사이버 점포에서 상품을 검색하다가 특정 상품을 클릭하면 전문상담역과 바로 화상상담을 할 수 있고, 이런 검색과 상담 내용이 기록으로 관리되면서 향후 거래 시 참고자료로 제공이 된다는 것이다. 말 그대로 '똑똑한 은행'이 되는 것이다.
스마트 기능으로 무장한 특화 점포도 상반기 중 속속 선 보인다. 20대를 타깃으로 대학가 인근에 개설하게 될 'S20 ATM Zone'에는 국내 최초로 하이브리드 ATM기를 배치할 예정이다. 단지 입출금 거래뿐 아니라 계좌 개설이나 체크카드 발급, 그리고 상품 검색 기능까지 갖추게 된다. 직장인들이 많이 몰리는 도심 오피스빌딩에 들어 설 '오피스 점포' 에도 최첨단 기기들이 장착된다. 서 행장은 "향후 은행 직원들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서도 훨씬 더 많은 서비스를 누릴 수 있는 스마트 금융이 대세가 될 것"이라며 "신한은행이 적극적으로 그 길을 개척해 주도권을 잡겠다"고 말했다.
서 행장의 올해 또 다른 역점사업은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개인자산관리(Private Wealth Management)와 상업투자은행(CIB) 부문 육성이다. 서 행장은 "은행 증권 카드 보험 등 그룹 내 계열사간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이라며 "다른 어느 금융회사도 따라 할 수 없는 종합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작년 연말 문을 연 개인자산관리 파일럿 점포 4곳은 개점 초기부터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금융회사들의 과도한 배당과 성과급 논란에 대해 서 행장은 "적절한 균형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주주와 직원의 이익, 그리고 사회적 요구, 어느 쪽에 치우치지 않는 해법 모색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고심 끝에 서 행장은 작년에 은행권 최대 순익(3조원 이상)을 낸 것을 반영해 임직원들에게 작년보다 늘어난 300% 내외의 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서 행장은 "이미 규정된 성과급 체계에 따라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이라며 '지나친 탐욕'으로 매도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인력 구조조정은 서서히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서 행장은 "조흥은행과의 합병 이후 인력 감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현재 신한은행은 중간층 인력이 비대한 항아리형 구조"라며 "시간을 두고 조금씩 줄여나가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한은행은 16일부터 닷새 동안 부지점장급 이상 직원을 대상으로 희망퇴직을 실시한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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