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이 17일 외부 비상대책위원도 참석하는 의원총회를 열고 전날 발표한 4월 총선 공천 기준안에 대한 소속 의원들의 의견을 수렴했다.
'여론조사를 통한 하위 25% 현역 의원 공천 배제'를 핵심으로 하는 총선 기준안을 비대위가 설명하는 자리였다. 당초 친이계나 수도권 의원들의 거친 비판이 쏟아질 것이란 예상이 있었다. 하지만 기준안에 대한 논란은 그다지 뜨겁지 못했고 공세는 주로'외부 비대위원들'에게 집중됐다.
김문수 지사의 측근 차명진 의원은 의총 발언을 통해 "당초 연평도에서 부상당한 군인, 지하철에서 의로운 행위를 하다 다친 분들로 비대위가 구성되기를 기대했는데 들어보지도 못하고, 안 좋은 소리만 들리던 분들로 비대위가 구성됐다"며 날선 목소리를 냈다. 그는 "비대위원들이 '박근혜 비밀 당원'아닌가 싶다"고도 했다. 그는 이어 "박 위원장은 지역구 출마를 하지 말고, 비례대표 (순번의) 끝자리로 가야 할 것"이라며 '쓴소리'행진을 이어갔다.
정몽준 전 대표는 의총장 밖에서 기자들에게 이날 의총에 불참한 김종인 비대위원을 성토했다. 그는 "방송국에는 그렇게 열심히 다니면서 의원총회에는 오지 않는 것은 한나라당에 대한 예의가 아니다"며 "집안일에 대해 밖에서는 잔뜩 말하더니 집에서 얘기한다는 데 안 오는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로 예의가 아니다"고 힐난했다.
진수희 의원은 신상발언을 통해 김종인 비대위원이 최근 자신의 지역구 경쟁자인 민주통합당 최재천 전 의원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해 "최 전 의원을 칭찬하고 치켜세웠다"며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화가 나는 일을 한 만큼 지도부의 책임 있는 해명을 요구한다"고 날을 세웠다. 김 위원은 최 전 의원과의 친분 때문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자 친박계 윤상현 의원이 "뭉치면 살고 흩어지면 죽는다는 것은 만고의 진리인데 야당은 뭉치는 데 우리는 분열하고 있다"며 비대위를 흔들지 말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정작 공천 기준안에 대한 논의는 많지 않았다. 다만 현역 25% 공천 배제 등에 대해선 수도권 의원들의 우려가 나왔다. 진수희 의원 등은 "25% 기준을 적용하면 영남권에 비해 상대적으로 민심이 좋지 않은 수도권이 몰살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비대위측은 25% 기준을 지역별로 탄력적으로 적용하는 등 보완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공천 기준안을 마련한 이상돈 비대위원은 이날 의총을 지켜본 뒤 "큰 틀을 바꿀 정도의 발언은 안 나온 것 같다"겨 "세부적인 대목에서 바꿀 것이 있는지 다른 위원들과 상의하겠다"고 말했다.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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