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자원개발 전문 코스닥 업체인 '씨앤케이(CNK)인터내셔널'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권 획득 및 주가 폭등 과정에 대해 정권 실세 연루설 등 각종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외교통상부가 핵심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김은석 에너지자원대사에 대해 '직무정지'조치를 취하면서 자칫 이번 사안이 정권의 대형 게이트로로 비화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 사업이 관심을 끈 것은 5년여 전으로 거슬러 오른다. 2007년 당시 김원사 충남대 교수 탐사팀은 CNK 측과 함께 이 지역에서 다이아몬드 광산을 발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CNK가 2008년 코스닥에 우회 등록하며 다이아몬드의 실체 여부가 증시의 뜨거운 감자로 떠 올랐다. 일각에서는 이익이 수십조원에 달할 것이란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CNK 주가는 한동안 큰 변동이 없었다. 간혹 일부 언론 보도가 나오며 주가가 오르곤 했지만 다이아몬드의 실체를 확인할 수 없던 터라 지속되진 못했다.
그러다 2010년12월 외교부는 CNK 관계사인 C&K마이닝이 카메룬 동남부 요카도마 지역 다이아몬드 개발권을 따냈다는 보도자료를 내 놓았다. 총리실에 파견됐다 외교부로 돌아온 김 대사가 주도한 이 자료에는 유엔개발계획(UNDP) 조사 및 충남대 탐사 결과를 근거로 이 지역의 다이아몬드 추정 매장량이 세계 연간 다이아몬드 생산량(1.7억 캐럿)의 2.5배 가량인 4.2억 캐럿 가량이라고 돼 있었다. 1987년부터 3년간 카메룬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던 김 대사는 총리실 재직 당시 CNK를 접하면서 깊은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주가는 3,000원대에서 한 달도 채 안돼 1만6,000원 대까지 치솟았다.
외교부는 이어 지난해 1월에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카메룬 다이아몬드 개발권 획득 사실을 다시 한번 설명했고, 지난해 6월엔 "매장량은 카메룬 정부가 공식 인정한 것"이란 취지의 자료도 내놨다.
하지만 그 이후 "카메룬에 다이아몬드가 없다"는 소문이 돌자 주가는 곤두박질 치면서 주가조작 의혹이 일었다. 이 자료 신빙성에 논란이 제기됐다.
외교부가 앞장섰던 일이라 증권가에는 '배후에 정권 실세가 있다'는 말이 나왔고, 정치권이 본격적으로 나서면서 사건이 불거졌다.
일부 여야 의원들은 박영준 당시 지식경제부 제2차관을 표적화 했다. 박 전 차관은 김 대사가 2008년 5월부터 2년 여간 국무총리실에 파견됐을 때 국무차장으로 호흡을 맞췄다. 이어 2010년 5월 김 대사는 박 전 차관을 단장으로 한 민관 고위급 대표단을 수행하며 카메룬을 방문했고, 박 전 차관은 카메룬 당국에게 "CNK를 도와달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박 전 차관은 "카메룬 총리가 한국기업이 개발에 참여한다고 해 도와달라고 한마디 한 것뿐"이라며 "이번 사안에 대해서는 아무 관련성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주가 등락 과정에서 김 대사의 동생 부부는 보도자료가 배포되기 이전에 억대 주식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고, 조중표 전 국무총리실장 가족도 주식 매매로 상당한 차익을 남겼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외교부 차관 출신인 조 전 실장은 2009년 1월까지 이들과 함께 근무하다 퇴직 후 CNK 고문으로 옮겨 세간의 의혹에 무게를 싣게 했다.
급기야 지난해 국정 감사에선 야당 의원들이 이명박 대통령의 형인 한나라당 이상득 의원의 연루 가능성까지 제기하면서 감사원과 금융감독원이 정식 조사에 들어갔고, 이르면 이달 말 감사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현재 김 대사는 "친인척들에게 주식을 사라고 한 적도 없고, 미공개 정보를 준 적도 없다"며 "(친인척의 주식 거래 사실을) 알지도 못했고 (저와는) 아무런 관련도 없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 대사는 또 "모든 의혹에 대해서 감사원에 소명했지만 최근 사실이 아닌 얘기들이 너무 난무해 이에 대한 몇 가지 대응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사건의 관건은 다이아몬드의 실체 여부다. 지금이라도 카메룬에서 다이아몬드가 발견된다면 지금까지 제기돼 온 의혹들은 자원 외교 과정의 한 비사로 남을 수 있다. 그러나 아직 다이아몬드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박일근기자 ikpark@hk.co.kr
사정원기자 sjw@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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