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大寒ㆍ21일) 추위가 온데간데 없고 전국에 봄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다만 설 연휴인 22일부터는 한파가 찾아올 전망이다.
17일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은 3월 초 평년 기온에 해당하는 8.2도였다. 평년 기온(1.7도)보다 6도 이상 높았다. 인천(6.8도) 역시 평년 기온(2도)에 비해 약 5도, 광주(8.4도)는 평년 기온(5.5도)에 비해 약 3도 높았다. 흐리고 비가 오는 곳이 있어 기온이 낮아진 경상, 제주, 울릉도 지역을 제외한 전국 기온이 평년보다 2~6도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기상청 관계자는 "북서쪽에 위치한 차가운 대륙 고기압이 수축하면서 한반도 남쪽에 형성된 기압골이 북쪽으로 올라와 전국에 따뜻한 동풍이 불기 때문에 기온이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지난해와 달리 한파를 유발하는 이상 현상이 없다는 점도 기온 상승 요인이다. 2010~2011년 겨울 39일간이나 지속된 한파의 원인이었던 북극진동의 약화가 이번에는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북극진동은 북극과 중위도(30~45도) 지역 사이의 기압 차에 따라 찬 공기의 소용돌이가 주기적으로 강약을 반복하는 현상. 북극진동이 약해지면 북극권에 제트기류 형태로 머물던 찬 공기가 남하하면서 한반도에 한파가 몰아치는데 올해는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대륙 고기압이 주기적으로 팽창, 수축하면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삼한사온 현상일 뿐 이상 기후는 아니다"고 설명했다. 유난히 추웠던 지난해를 제외하면 대한 무렵 서울의 낮 최고 기온이 이날보다 높았던 적도 적지 않다는 것. 2010년 1월 20일에는 서울 낮 최고 기온이 8.4도였고 2009년 1월 22일에는 9.3도까지 올라갔다.
대한이 지나면 추위가 다시 찾아올 것으로 예보됐다. 기상청은 "기압골의 영향으로 20일에는 서울, 경기를 포함한 전국에 눈이나 비가 오고 21일까지만 따뜻한 기온이 이어지겠다"며 "눈과 비가 그치는 22일부터 설 연휴 동안 대륙 고기압이 팽창하면서 평년보다 기온이 3~9도 낮은 한파가 찾아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우진기자 panoram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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