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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했던 11분 간의 탐색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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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기애애했던 11분 간의 탐색전

입력
2012.01.17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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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 당수' 시대를 연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과 한명숙 민주통합당 대표의 17일 첫 회동은 일부의 예상과 달리 비교적 화기애애하게 진행됐다. 11분간의 짧은 상견례에서 두 사람은 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는 등 의미 있는 결실을 도출하기도 했다. 하지만 양당 수장들은 시종 미소를 지으면서도 각자 할 말은 다 해 총선 결전을 앞둔 탐색전 성격이 짙다는 얘기가 나왔다.

회동은 한 대표가 취임 인사 차 국회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실을 방문하는 형식으로 이뤄졌고 이례적으로 모든 과정이 공개됐다. 기다리고 있던 박 위원장이 먼저 "국민의 생활을 책임지겠다고 말하신 것을 봤는데 앞으로 여야가 국민이 원하는 새로운 정치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협력을 당부했다. 경선 기간에 박 위원장을 "독재정권의 딸"이라며 맹비난했던 한 대표도 밝은 표정으로 "2012년에 우리 여성들이 가장 후진적인 정치를 한 단계 도약시키는 혁신 작업을 같이 할 수 있게 돼 좋다는 생각이 든다"고 화답했다.

이어 박 위원장은 "국민들께 공천권을 돌려드려야 한다"며 공직선거법 개정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 대표는 기다렸다는 듯 "선거법 개정에 대해 의논할 자료가 있다"며 관련법 개정안 등에 대한 자료를 권영세 한나라당 사무총장에게 전달했다.

한 대표는 돌연 "정봉주씨가 감옥에 들어간 것은 표현의 자유와 연계된 정치탄압일 수 있다"며 BBK사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수감된 정봉주 전 열린우리당 의원 문제를 제기했다. 한 대표는 공직선거 후보자에 대한 비방 금지 조항을 삭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공직선거법 개정안(일명 정봉주법)을 2월 국회에서 처리할 것을 제안했다. 이에 박 위원장은 "정개특위에 올라와 있느냐"며 "같이 검토를… 예, 알겠다"라고 답했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당을 이끌게 된 부담감을 털어놓기도 했다. 한 대표는 "많이 어려우시죠"라며 위로성(?) 발언을 건넨 뒤 "기쁨은 한 순간이고 이제부터 어려움이 닥치기 때문에 박 대표님도 참 어려우시겠구나 생각하며 왔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우리는 같은 것 같다. 얼마나 바쁘신가. 같이 힘을 합해서 좋은 정치를 위한 계기를 만들자"고 말했다. 한 대표는 이날 회동에서 "여성 여야 대표로 선의의 경쟁을 하자"는 등 '여성' 표현을 세 번 사용한 반면 박 위원장은 단 한 차례도 '여성'을 언급하지 않아 눈길을 끌었다.

장재용기자 jyj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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