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의 대형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로 촬영한 영화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아마추어들의 습작이 아닌, 유명 감독과 배우들이 작심하고 스마트폰 영화를 만들고 있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갤럭시노트로 촬영한 영화 세 편이 잇따라 공개될 예정이다. 강형철 감독의 '당신에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현재 네이버 웹툰과 시네노트 사이트(www.howtoliversmart.com/cinenote)에 올라온 상태이며 ▦장훈 감독의 '로스트 넘버'는 24일 ▦이재용 감독의 '십분 만에 사랑에 빠지는 방법'은 오는 31일에 각각 공개될 예정이다. 이 작품들은 사이트 뿐 아니라 25일부터 CGV 극장에서도 일반 시사회를 갖는다.
세 감독 모두 충무로에서 실력파로 이름 난 프로연출가들. 강형철 감독은 지난해 큰 화제가 됐던 영화 '써니'를 만들었으며 이재용 감독은 '여배우들''스캔들'등을, 장훈 감독은 지난해 개봉한 전쟁영화 '고지전'을 연출했다. 감독 뿐 아니라 배우 하정우, 가수 이승철 등이 주연이나 영화음악 등을 맡아 화제다.
이들은 순전히 갤럭시노트의 디지털카메라를 이용해 고화질(HD) 동영상으로 촬영했으며, 영화음악도 갤럭시노트용 연주 소프트웨어(앱)를 통해 만들었다. 이를 위해 각 작품마다 10대씩 총 30대의 갤럭시노트가 동원됐다는 후문이다.
이 같은 스마트폰 촬영은 영화 제작에 또 다른 방향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우선 비용이 적게 들고 촬영이 쉽다. 워낙 스마트폰의 디지털 카메라 기능이 뛰어나다 보니 어지간한 HD 촬영을 무리 없이 할 수 있다는 게 참가자들의 반응. 이번 촬영에서도 감독들은 스마트폰이 흔들리지 않도록 고정해 주는 장치를 이용해 무리 없이 작업을 진행했다. 장 감독은 "촬영을 해보니 실제 영화촬영용 카메라 못지 않은 화질이 나와 놀라웠다"며 "앞으로 추가로 갤럭시노트로 촬영하는 것을 고려해 보겠다"고 말했다.
스마트폰 촬영이 갤럭시노트가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박찬욱 감독이 애플의 '아이폰4'를 이용해 모바일 영화를 찍어 국제영화제에 출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당시 박 감독은 아이폰4로 배우 오광록이 출연하는 단편영화 '파란만장'을 찍어, 스파이크아시아 광고제에서 은상을 받았고 칸국제광고제에 초대되기도 했다.
KT는 지난해 스마트폰으로만 촬영한 영화들을 모아서 상영하는 영화제를 가진데 이어 올해도 제 2회 스마트폰 영화제를 3월 중 개최할 예정이다. KT는 이준익 봉만대 등 유명 감독들을 심사위원으로 위촉해 일반인들이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영화를 심사한 뒤 수상작들에게 총 5,000만원의 상금을 줄 계획이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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