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당이 새 출발을 한다는 차원에서 당명을 바꿀 수 있다"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마무리 발언을 통해 "당명은 여러분(국회의원과 당원)이 원하면 바꿀 것이고, 여러분이 원할 수 있다는 전제 하에서 (당명 변경 작업을) 준비시키고 있다"면서 "다만 여러분이 원하지 않으면 바꾸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언급은 '국민 신뢰를 회복하고 나서 당명 개정 문제를 논의할 수 있다'는 박 위원장의 이전 입장보다 진전된 것이다. 당내 반대가 없다면 당명 변경을 적극 추진할 수 있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박 위원장은 당내 친이계와 쇄신파 의원들이 주장하는 '당 해산 후 재창당 방안'에 대해서는 "그것은 이미 정리된 사안"이라며 수용 불가 방침을 분명히 했다. 당명 변경과 정강정책 개정 등을 통한 당 쇄신은 가능하지만, 신당 창당까지는 안 된다는 의미다.
박 위원장은 "여당으로서 앞으로 돈 봉투 사건보다 더 큰 비리나 문제가 터질 수도 있는데, 그 때마다 재창당을 하자고 하면 선거를 어떻게 하려는 것이냐"면서 "더 이상 흔들림이 있어선 안 되고 시간도 없다. 견뎌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여러분이 저에게 당을 맡겼는데 20여일 만에 다 뒤집고 당을 새로 하자고 하면 국민이 한나라당 의원들의 안목과 판단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면서 "정치를 하면서 가장 중요하다고 느낀 것 중 하나가 사람이 줏대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라고 말해 재창당을 고수하는 당내 세력들을 비판했다.
박 의원장은 '공천 물갈이'에 대해서는 "저도 물갈이식이라는 말이 싫다. 어디까지나 당이 다음 선거에서 이기자 해서 만드는 것이지 특정인을 물갈이를 하기 위해 쓰는 것은 싫다"고 말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k.co.kr
조원일기자 callme11@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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