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현(34ㆍ삼성)이 극적인 역전 드라마를 지휘하며 '매직 핸드'의 부활을 알렸다.
2011~12 KB 국민카드 프로농구 최하위에 처져 있는 서울 삼성의 올 시즌은 '총체적 난국'이라는 표현이 모자라지 않다. 팀 창단 이후 연패와 관련된 모든 기록이 이번 시즌 새로 만들어지는 등 수모를 겪고 있다. 플레이오프 진출 희망은 이미 사라졌고, 꼴찌 탈출도 호락호락해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삼성은 17일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인천 전자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83-81의 역전승을 거두며 남은 시즌의 희망을 발견했다. '풍운아' 김승현이 재기 가능성을 확인시켰기 때문이다. 김승현은 삼성의 폭풍 같은 막판 반전 드라마의 주연으로 활약했다. 프로농구 최고 스타로 군림하던 시절의 경기력을 회복할 수 있음을 확인하는 순간이었다.
김승현은 3쿼터 종료까지만 해도 부진했다. 여전히 몸이 무거워 보였고 4개의 야투를 던져서 하나도 성공하지 못할 정도로 슈팅 감각도 좋지 않았다. 3쿼터까지 18분 14초간 코트에 나섰지만 득점 없이 어시스트 3개 만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삼성은 전반을 37-39로 접전을 펼쳤지만 3쿼터 들어 전자랜드의 외국인 센터 허버트 힐(30점)의 포스트 공략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져 56-69로 점수가 벌어졌다. 삼성은 분위기가 달아오를 쯤이면 어김 없이 실책을 저질러 약체 팀의 한계를 확인시키는 듯 했다.
그러나 4쿼터 들어 이전에 볼 수 없었던 뒷심으로 대역전극을 만들어냈다. 김승현은 4쿼터에만 8득점 3어시스트 1스틸을 기록했다. 김승현은 56-67로 뒤진 4쿼터 종료 8분 25초를 앞두고 3점 슛을 꽂아 넣으며 대역전극의 서막을 열었다. 속공 찬스에서 이승준(14점)의 골 밑 슛을 어시스트한 김승현은 73-66으로 쫓아가는 3점 슛을 작렬시킨데 이어 이시준의 3점 슛을 어시스트했다. 삼성은 급기야 종료 5분 36초를 남기고 69-73으로 따라 붙었다. 이쯤 되자 경기 주도권은 삼성 쪽으로 완전히 넘어갔다.
삼성은 종료 2분을 남기고 이시준의 3점 슛으로 79-77로 경기를 뒤집었다. 삼성은 83-81로 앞선 마지막 공격을 실패하고 전자랜드에 공격권을 넘겨, 위기를 맞았지만 상대 문태종의 3점포가 림을 맞고 튀어나와 고비를 넘겼다.
김상준 삼성 감독은 "4쿼터 들어 수비가 안정되고 김승현으로부터 속공 패스가 나와 역전에 성공할 수 있었다. 뒤지고 있었지만 분위기가 좋았고 이승준은 부상을 극복하고 최선을 다해줬다"며 올 시즌 처음으로 4쿼터 뒤집기에 성공한 소감을 밝혔다.
울산에서는 부산 KT가 찰스 로드(32득점 15리바운드)의 활약을 앞세워 울산 모비스를 88-87로 제압했다. 25승(14패)째를 올린 KT는 2위 안양 KGC인삼공사(27승11패)를 2.5경기 차로 추격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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