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차세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등을 중심으로 사상 최대 규모인 48조원 투자에 나선다. 이를 통해 세계1위 IT기업의 위상을 확고하게 굳힌다는 구상이다.
삼성은 유럽재정위기에 따른 세계경제 불확실성에도 불구, 작년(42조8,000억원) 보다 12% 늘어난 47조8,000억원을 투자한다고 17일 밝혔다.
분야별로는 ▦시설 투자가 31조원으로 가장 많고 ▦연구개발(R&D) 13조6,000억원 ▦자본투자 3조2,000억원 등이다. 투자는 주로 반도체 부문에 집중되는데, 중국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고 기존 캐시카우 역할을 한 메모리 뿐 아니라 부가가치가 높은 비메모리 반도체 개발에도 힘을 쏟을 방침이다. 이와 함께 전략 품목인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스마트TV, 신재생 에너지 등에도 투자를 늘리기로 했다.
특히 신수종(미래성장동력) 사업으로 선정한 바이오헬스케어 분야의 경우 적극적인 인수합병(M&A)에 나설 계획이다. 경기침체기엔 좋은 기업이 매물로 많이 나오는 만큼, 3조2,000억원 규모로 배정된 자본투자는 주로 이 같은 M&A에 집중될 전망이다.
채용도 지난해보다 1,000명 많은 2만6,000명으로 늘린다. 대졸 신입직원과 경력직 채용은 작년과 같은 수준을 유지하고, 늘어난 1,000명은 모두 고졸 고용에 배정해 총 9,000명을 뽑을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고졸출신을 주로 뽑았던 기능직이라는 명칭도 없애 부정적 이미지를 개선하기로 했다. 삼성 관계자는 "기능직 관리직 구분 없이 학력기준으로만 뽑는다"며 "단순히 명칭만 없어지는 게 아니라 고졸 출신도 관리직(사무직)으로 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사상 최대규모의 투자ㆍ채용에 대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올 신년사에서 "국민 경제를 발전시키고 지속적인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는 것은 주어진 책임이자 의무"라며 "젊은이들이 희망을 갖도록 일자리를 많이 만들겠다"고 밝혔다.
삼성을 끝으로 국내 주요 대기업들의 금년도 사업계획은 모두 확정됐다. 삼성 외에 ▦현대차 14조1,000억원 ▦SK 19조원 ▦LG 16조4,000억원 등 4대 그룹의 금년도 투자총액은 100조원에 육박하게 됐다.
최연진기자 wolfpac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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