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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수입 단계 축소/ 현대ㆍ기아차, 이란 수출 중단…삼성ㆍLG도 판매 감소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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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산 원유수입 단계 축소/ 현대ㆍ기아차, 이란 수출 중단…삼성ㆍLG도 판매 감소 우려

입력
2012.01.17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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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이란 해법'을 좀처럼 찾지 못하면서 정작 힘들어진 곳은 기업들이다. 미국의 이란제재에 대한 우리정부의 동참수위가 아직 확정되지 않았음에도, 일부 기업들은 이미 이란 수출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으며 제재강도가 높아질 경우 중소 수출상들은 대금결제지연으로 인한 금전적 피해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17일 관련업계와 현지소식통에 따르면 이란에 수출하고 있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ㆍ기아차 등은 제품공급 여부를 놓고 심각한 딜렘마 상황을 겪고 있다.

현대ㆍ기아차의 경우 지난해 말 이후 이란 수출이 사실상 교착상태에 빠진 상태다. 현대ㆍ기아차는 지금까지 이란에 현지 딜러를 통해 완성차를 판매하거나, 반조립상태로 수출해 현지에서 조립판매하는 방식을 취해왔는데, 하지만 지난해 11월 이후 현지 딜러에게 완성차를 보내지 않고 있으며, 조립을 위한 부품공급도 멈춘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에서 자동차 부품 무역업을 하는 A씨는 "반조립상태로 수출되던 기아차 구형 리오의 엔진 및 차체가 더 이상 오지 않고 있다"면서 "명확한 이유는 제시하지 않고 있지만 대부분 미국의 이란 제재 때문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지 딜러들도 차량을 공급받지 못해 큰 애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현대차측 관계자도 "상당히 곤혹스럽고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도 딜러를 통해 휴대폰과 TV등을 대량으로 팔고 있다. 국내 업체의 이란 시장 점유율은 TV 60% 이상, 휴대폰은 30%, 세탁기와 냉장고는 각각 10%를 넘고 있을 만큼 현지에선 절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데, 지금까지는 물량을 공급하고 있지만 계속 여부는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란은 중동 지역에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전략적 요충지"라며 "이 곳에서 영업 문제가 생긴다면 올 한해 전체 판매 전략까지 다시 수정해야만 한다"고 토로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도 "현재로선 이란 수출방향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할 상황이 아니다"고 말했다.

사실 국내 기업들은 정부보다 훨씬 곤혹스런 상태다. 기업들에겐 미국도 큰 시장이고, 이란 역시 큰 시장이라 '제로 섬'상황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 실제로 지난해 초 미국 내 시민단체인 '이란핵반대연합(UANI)'이 정몽구 회장 앞으로 "이란 제재에 동참하지 않으면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 불매 운동을 벌이겠다"는 압박성 편지를 보내왔고, 이로 인해 현대차 그룹은 고심 끝에 2~3월 두 달간 이란수출을 일시 중단하기도 했다.

만약 미국의 제재가 강화돼 이란수출이 전면 중단되는 상황으로 이러질 경우, 수출금액 외에 추가피해도 예상된다. 한 대기업 관계자는 "수출중단으로 현지딜러들이 피해보상을 요구하면 물어주지 않을 방법이 없다"면서 "정치적 이유지만 결국 피해는 기업들이 떠안는 셈"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건 이란 내에서 한국에 대한 여론이 나쁘지 않다는 것. A씨는 "미국의 압력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이란과 경제관계를 끊지 않으려고 나름 애쓰는 한국을 이해하려는 분위기가 많다"고 전했다. 그는 "대장금 등 한국 콘텐츠로 인해 한류열풍이 매우 강해 한국과 한국기업에 대한 호감이 매우 높아지고 있던 상황"이라며 "미국의 제재만 없었더라면 이란 시장을 넓혀갈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는데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허재경기자 ricky@hk.co.kr

박상준기자 buttonpr@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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