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무 신협이 2012~13시즌 프로배구 V리그 불참은 물론 팀을 해체할 수 있다고 선언해 파문을 일으키고 했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17일 상무가 최근 '우리 팀과 경기할 때 상대팀은 외국인 선수 출전을 제한해야 한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내왔다며 만약 우리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내년 시즌부터 리그에 불참하고 팀도 해체할 수 있다고 밝혔다.
상무의 이 같은 '폭탄선언' 배경은 동네북 신세를 면치 못하고 바닥을 기는 성적 때문이다. 상무는 올시즌 2승19패로 남자 7개 팀 가운데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3시즌 연속 꼴찌가 확실시 되는 상황이다.
상무 내부에서 "군인은 사기를 먹고 사는데 팀이 패배를 거듭하다 보니 체면이 말이 아니다"는 반응일색이다. 상무의 한 관계자는 "국방부 장관께서도 이대로는 장병 사기만 떨어뜨린다며 당장 대책을 강구할 것을 지시했다"고 말했다.
최삼환(57) 상무 감독은 줄곧 "토종 선수로만 구성된 우리 팀과 용병이 포진한 타 팀의 경기는 명백한 불공정한 게임"이라며 강력히 반발해 왔다. 최 감독은 "용병 없이 국내선수끼리 맞붙으면 언제든 이길 수 있다"며 "지금까지 군인정신으로 버텨왔으나 더 이상은 어렵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상무는 공교롭게도 2승(대한항공ㆍLIG손해보험)을 모두 상대 용병이 빠진 가운데 일궜다.
최 감독은 이처럼 기회가 있을 때 마다 용병선수 출전을 제한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하지만 상무가 공문을 통해 팀 해체를 언급했다는 점에서 사태의 심각성이 묻어있다. 그러나 6개 프로팀은 "차라리 상무를 버리고 가자"는 의견이 압도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김홍래 KOVO 홍보팀장은 "시즌이 끝난 뒤 이사회를 열어 상무가 요청한 내용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 팀장은 또 "상무와 프로구단의 의견조율이 실패했을 경우에도 상무의 2군 리그 참여를 유도해 프로에 존속시키는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며 "다른 방법으로 상무를 도울 방안을 찾고 있다"고 덧붙였다.
팬들의 반응은 엇갈린다. "프로배구가 용병잔치로 전락해 국내선수 기량 향상에 도움이 안된다"는 의견과 "최소한 상무와의 경기는 형평성 측면에서라도 용병을 제외하는 것이 스포츠 정신에 합당하다"는 주장이 팽팽하다.
한편 상무는 이날 인천 도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대한항공과의 경기에서 0-3(22-25 20-25 18-25)으로 완패했다.
여자부 경기에서는 한국도로공사가 흥국생명을 3-1(25-11 25-22 13-25 29-27)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도로공사는 특히 1세트에서만 9개의 서브득점을 올려, 종전 한 세트 최다 서브득점(7점)기록을 갈아치웠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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