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광양제철소 정석열 안전혁신사무국 총괄은 매일 오전 8시 출근 후 스마트폰을 가장 먼저 확인한다. 스마트폰 화면에 있는 '내가 할일'이라는 회사 전용앱을 터치하면 매일 해야 할 업무가 자동으로 뜬다. 정 총괄은 "직원들이 스마트폰을 통해 매일 업무를 확인하고, 직접 수행하면서 이전 보다 업무 효율이 70%나 향상됐다"고 말했다.
포스코 광양제철소가 지난 2010년 11월 '스마트워크(Smart Work)'환경을 구축한지 1년여 만에 달라진 모습이다. 굴뚝 산업의 대명사인 철강회사가 말 그대로 스마트하게 변신한 셈이다.
스마트워크 환경의 본부격인 통합 감시조정(IMCㆍIntegrated Monitoring& Control) 센터는 국제공항의 관제센터를 방불케 한다. 이 곳에서는 20여대의 대형 모니터를 통해 제철소의 모든 생산 핵심 설비를 상시 감시 및 조정한다. 이 뿐만이 아니다. 원격 진단을 통해 설비에 문제가 생길 경우 정밀진단까지 내린다.
이종훈 설비 IMC팀리더는 "현재 제철소 모든 공정에 스마트워크가 도입되어 있다"며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고로(용광로) 운전 상태부터 냉연, 열연 등의 핵심 설비까지 매일 1만2,000여건의 점검이 이뤄지며, 정밀 진단도 6,000여건이나 수행된다"고 전했다.
이런 스마트 워크 도입으로 가장 편리해진 대상은 현장 근무자들이라고 한다. 1년 전만 하더라도 제철소 내 2,500여개 중요 설비를 담당자들이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고 사무실에 돌아와 입력해야 했다. 하지만 스마트워크 시스템을 도입한 후 현장은 물론 통신이 불가능한 지역에서도 스마트폰을 통해 관련 정보를 실시간으로 통보 받고 입력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광양제철소는 이를 위해 점검 대상 설비에 무선정보인식장치(RFID) 금속 태그를 모두 부착했다. 근로자들이 스마트폰을 가지고 설비에 부착된 RFID 태그를 읽으면 점검 여부를 확인할 수 있으며, 현장에서 점검결과를 입력하면 관련 정보의 전송과 저장이 이뤄진다.
광양제철소 열연부 정광우 수석은 "스마트워크 도입 전에는 불필요한 점검시간이 발생했고 생산 라인 별로 점검방법이 달라 데이터의 신뢰성도 떨어졌다"며 "스마트폰이 설비 담당자들에게 점검 지시를 내려줌으로써 효율이 높아지고 데이터 신뢰성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중후장대한 굴뚝회사 포스코의 스마트한 변신은 업계 전체로 소문이 퍼지고 있다. 지난해 4월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포항제철소를 방문, "스마트폰을 생산현장에 적용해 업무를 혁신한 것이 정말 인상 깊다"고 말하며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광양제철소 설비기술부 손건재 상무보는 "포스코의 스마트워크 구축작업은 지금도 진행형이며 지난해 말부터 구글과 함께 시행하고 있는 '미래형 업무협력 시스템 구축'이 현실화될 경우 어떤 최첨단 IT기업보다도 진화된 모습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광양=유인호기자 yi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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