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랜드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는 이유만으로 고객의 카지노 출입을 전면 금지한 것은 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수원지법 성남지원 민사3부(부장 오재성)는 16일 사업가 정모(65)씨가 강원랜드를 상대로 카지노 영업장 출입제한 조치를 해제해 달라며 제기한 소송에서 원고 일부 승소 판결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정씨가 강원랜드와 소송 중이라는 이유만으로 출입을 원천적으로 봉쇄한 것은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재판 받을 권리 및 신체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해 헌법에 반할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강원랜드가 정씨 출입제한의 근거로 삼은 '카지노 운영과 관련, 당사와 소송 중인 자는 출입금지할 수 있다'는 자체 규정에 대해 "세부 출입규정은 포괄적으로 규정해서는 안되며 명시적이고 구체적으로 정해야 하므로 효력이 없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이어 "강원랜드의 불법행위로 정씨가 정신적 고통을 입었음이 인정된다"며 위자료 2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정씨는 2006년 11월 강원랜드를 상대로 "한도를 초과한 베팅을 묵인해 도박중독에 빠진 고객을 제대로 보호하지 않고 규정을 위반했다"며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했다. 정씨는 2003년 4월부터 2006년 11월까지 강원랜드에 333회 출입해 바카라게임을 하며 231억원(정씨 주장 360억원)을 잃었다. 강원랜드는 2007년 4월 정씨의 회원 전용 영업장 출입을 금지한 데 이어 지난해 5월부터 전체 카지노 영업장 출입을 금지했다.
법원은 정씨에게 21억원을 돌려주라고 판결했으며, 현재 대법원에서 상고심이 진행 중이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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