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방송사(SO)들이 16일 KBS 2TV의 재송신을 전면 중단하는 초유의 '블랙 아웃' 사태가 발생했다. SO들은 16일 오후 3시부터 KBS 2TV에 대한 아날로그(SD) 및 디지털(HD) 방송 재송신을 모두 중단했다. 이에 따라 케이블TV를 통해 지상파를 시청하는 1,500만 가구가 아예 KBS 2TV를 시청하지 못하는 등 방송 대란을 겪었다. MSO(복수종합유선방송사)인 CJ헬로비전, 현대HCN, 티브로드 등 MSO는 KBS2의 디지털 및 아날로그 방송 송출을 중단했으며, 270만 가입자를 확보하고 있는 씨앤앰은 지상파 광고와 HD 방송을 중단한 상태다.
케이블TV협회는 "지상파 3사가 과도한 재전송료를 고집하고 있어 불가피하게 방송을 끊을 수밖에 없다"며 "협상 추이에 따라 재송신 중단을 MBC, SBS로 확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재전송료를 놓고 지상파와 수년째 갈등해 온 SO들은 지난해 11월 말 8일 동안 지상파 3사의 HD 방송 송출을 중단했지만, HD와 SD 방송 모두를 끊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콘텐츠 사용 대가로 가입자당 요금(CPS) 280원을 요구하는 반면, SO들은 100원 이상은 줄 수 없다고 맞서며 줄다리기를 해왔다.
시청자들을 볼모로 집단행동에 나선 SO들은 물론 주무부처인 방송통신위원회에도 비난이 쏟아졌다. 방통위는 그간 사업자들끼리 해결할 문제라며 손을 놓고 있다가 최근에야 중재에 나섰으나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날도 권혁부 부위원장이 방송 중단 전 SO대표들과 직접 통화하며 결정을 미뤄줄 것을 요구했으나 SO들은 중단을 강행했다.
케이블TV 가입자들은 VHF나 UHF 안테나를 달아 직접 KBS 2TV를 볼 수 있지만, 난시청으로 직접 수신이 불가능한 지역이 많아 시청자들의 불편이 가중될 전망이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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