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당 지부 간부 등의 토지 불법 매각에 맞서 싸운 끝에 승리한 중국 광둥(廣東)성 루펑(陸豊)시 우칸(烏坎)촌이 또 하나의 승리를 이뤘다. 항의 시위를 주도한 마을 지도자 린주롄(67)이 15일 공산당 지부의 서기로 임명됐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이 보도했다.
당 지부의 새 지도부는 주민 이익을 대변할 촌민위원회의 재선거 준비를 맡는데 린주롄이 그 책임자가 됐다. 신화통신은 지부의 기존 간부들은 경질됐으며 전 서기는 부패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당국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우칸촌 시위를 이끈 린주롄은 한때 수배를 받기도 했지만 이후 주민 대표로 주밍궈 광둥성 부서기와 협상하는 등 사태 해결에 큰 역할을 했다.
우칸촌 주민들은 지난해 9월 당 지부와 촌민위원회 간부들이 개발업자와 결탁, 막대한 이익을 챙긴 것에 분노해 당 지부 간부들의 경질을 요구하며 시위를 시작했다. 하지만 시 정부가 강경 대응하고 공안에 잡혀간 마을 대표가 의문사하자 주민들이 관공서를 공격하면서 사태는 수습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결국 광둥성 당국이 개입, 토지 거래를 중단시키면서 진정 국면을 맞았다. 이후 광둥성 당국은 시위대의 요구를 합법적인 것으로 평가하고 지난해 2월 실시한 촌민위원회 선거를 무효로 규정, 재선거를 실시하도록 했다.
원자바오(溫家寶) 총리도 최근 지방정부의 농지 수용과 개발을 비판하면서 농민의 토지 재산권 보호를 촉구하는 등 농민 편을 들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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