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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만 하자던 서울북공고… "합창 통해 땀의 결실 배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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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만 하자던 서울북공고… "합창 통해 땀의 결실 배웠어요"

입력
2012.01.16 0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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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 여러분 합창단을 모집합니다. 누구라도 오디션에…”(교내방송), “무슨 X소리야 X발. 안 해요.”(학생)

입만 열면 비어를 쏟아내던 좌충우돌 고교생들의 성장통을 다룬 다큐멘터리 ‘북공삘하모니’첫회가 설 연휴인 21일 전파를 탄다. 서울시교육청과 케이블 채널 tvN이 서울북공업고(성북구 소재)를 배경으로 공동 기획한 4부작 다큐다.

북공삘하모니는 시교육청이 지난해‘문화예술체육(문예체) 교육’을 주제로 한 다큐 제작을 맡을 기관을 공개모집하면서 본격화 했다. 당시 5군데 가 입찰에 응했고, 이른바 ‘문제학교’ 서울북공고에 합창단을 만든다는 아이디어로 일부 촬영을 추진해오던 tvN이 제출한 제안서가 선정됐다. 시교육청이 1억원, tvN이 1억 3,000만원을 각각 제작비로 냈다.

7월부터 시작된 합창단 운영은 출발부터 험난했다. 담배꽁초가 널 부러진 화장실 별명은 연기가 하도 자욱해‘연막탄’. 급훈은 제발 기본이라도 하자는 의미에서 ‘교복입고 자리앉아. 펜 들고 칠판보자’일 정도로 학교 분위기가 엉망이었다. 합창단이 헤집고 들어갈 틈새조차 없어 보였다. 교사들이 “연예인이 지도한다”며 합창단 가입을 권유해도 “에이, 선생님 ‘구라(거짓말)’치는 거죠?”하고 맞받아치기 일쑤였다. 깊은 무기력감도 문제였다. 우여곡절 끝에 40명을 선발해 오합지졸 합창단을 만들고 싱어송라이터 에코브릿지가 지휘자로 초청됐다. 이후에도 무력감, 의지박약, 한부모가정, 아르바이트 등 학생들 나름의 사연으로 대규모 결석 사태가 발생하는 등 난관은 계속됐다.

하지만 6개월간 매주 1~5회씩 계속된 연습에다 지휘자와 교사들의 지도 속에 아이들은 기적처럼 실력을 키워가며 서로에게 마음을 열었다. 지난달 3일에는 국립극장에서 부모와 친구들을 초대해 정식 공연도 열었다. 총학생회장이자 합창단원인 배윤호(18ㆍ2학년)군은 “잠이나 자려던 여름방학에 합창을 하려니 짜증만 났고 거짓말을 하고 연습에 빠지기도 했다”면서도 “꾸준히 연습만 하면 우리도 무대에 오를 정도로 합창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고 사실 무척 놀랐다”고 했다. “앞으로 무엇을 해도 포기하지 않고 해봐야겠다”는 다짐까지 덧붙였다.

류현호 서울북공고 교감은 “공연을 마치고 나니 표정부터 밝아지는 등 학생들의 자존감이 상당히 높아졌다”고 대견해했다. 배군과 친구들의 변화상을 담은 다큐는 21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28일, 2월 4ㆍ11일 방영될 예정이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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