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최근 설을 앞두고 한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10만원 상품권 11장을 2만원 할인된 108만원에 구입했다. 그런데 배달이 늦어져 업체에 연락했더니, 전화는 안 받고 사이트는 폐쇄된 뒤였다.
B씨는 설 연휴기간 일본 여행을 위해 소셜커머스 사이트에서 일본행 항공권을 39만8,000원에 구입했다. 이후 더 저렴한 사이트의 상품을 발견해 구입취소를 요청했으나, 업체에선 “항공서비스 업체에 이미 이관됐다”며 책임을 돌렸다. 항공 업체는 위약금 10만원을 요구했다.
해마다 명절이면 찾는 단골 상품이 있다. 각종 선물용 물품과 제수용품, 택배서비스 등이다. 기분 좋게 주고받으면 다행이지만 행여 피해라도 보게 되면 명절 기분까지 망치기 십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16일 설 명절을 앞두고 피해가 우려되는 ▦소셜커머스 ▦상품권 ▦택배서비스 ▦제수용품 4개 분야에 ‘소비자 주의보’를 발령했다. 우선은 예방이 최선이지만 대응 방법을 잘 알아두면 예상치 않은 피해라도 최소한으로 막을 수 있다.
공정위에 따르면 위와 같은 소셜커머스 사이트 피해는 모두 구매금액을 돌려받거나 경우에 따라 배상금까지 받을 수 있다. 지난달 말 소셜커머스도 소비자분쟁해결기준 대상에 포함돼 피해 유형에 따른 구제기준이 마련됐다. 사이트 운영자가 상품이나 계약내용을 잘못 알렸거나 갑자기 서비스를 중단하는 경우, 소비자는 구매대금을 환급 받을 수 있다. 청약 취소를 방해하는 사업자는 구매대금의 10%인 배상금까지 물어줘야 한다. 쿠폰 등은 7일 안에 청약을 철회할 수 있고 사용하지 않은 쿠폰은 환급도 가능하다.
명절 최고의 인기 선물인 상품권 피해도 잦다. 상품권 액면금액의 70~80%를 썼는데도 잔돈을 현금 대신 상품권으로 주는 경우가 가장 흔한 피해사례. 1만원 초과 상품권은 60%만 써도 잔돈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 상품권을 아예 거절하는 경우도 있다. 외식업체 상품권 25만원 어치를 산 C씨는 얼마 후 찾은 같은 외식업체에서 “주인이 바뀌었다”며 사용을 거절 당했다. 이 경우 상품권에 제한조건이 써 있지 않는 한, 주인이 바뀌어도 같은 장소에서 영업을 한다면 상품권 사용이 가능하다.
D씨는 지인에게 한우 냉동갈비 5㎏을 택배로 보냈다가 오히려 낭패를 받았다. “고기는 받았는데 썩어 있더라”는 연락이 온 것이다. 배달품의 파손 또는 변질에 따른 피해를 막으려면 귀찮더라도 택배직원이 보는 앞에서 물건의 하자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은 택배회사 과실로 손해를 볼 경우 운송장에 적힌 가격을 기준으로 보상받을 수 있도록 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용업체의 신뢰도를 살펴 피해를 예방하는 게 최선이지만, 손해를 입은 경우 해당 소비자분쟁해결기준을 살펴보고 소비자상담센터나 한국소비자원 등에 도움을 요청하라”고 당부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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