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탠더드앤드푸어스(S&P)가 유로존 9개국 신용등급을 무더기 강등한 것에 대한 반발로 유럽 내에서 자체 신용평가 기관을 설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일을 계기로 유럽연합(EU)의 신평사 규제 강화 방안도 힘을 받을 것으로 보여 유로존과 신평사 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모습이다.
15일(현지시간) 그리스를 방문한 귀도 베스터벨레 독일 외무장관은 "신평사들이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결정을 내려 시장은 숨 쉴 틈이 없게 됐다"며 "유럽이 (기존의) 신평사와 맞설 능력을 증명할 시기가 왔다"고 밝혔다.
베스터벨레 장관은 이어 S&P를 직접 겨냥한 듯 영어로 말을 바꿔 "유럽 국가들이 신평사 설립을 현실화할 조약에 합의하는 게 중요하다"며 "시장이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올리버 베일리 EU 집행위원회 대변인도 정례 브리핑에서 "집행위는 많은 대외비 정보를 갖고 있지만 신평사들은 이러한 비밀 정보가 없어 낡은 정보에 의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체 신평사 설치 움직임과 함께 S&P 무디스 피치 등 영미권 '빅3'의 독주를 견제할 EU 차원의 규제도 이어질 전망이다. 여기에는 ▦국채 평가시 신평사 의존도 축소 ▦중소 신평사 참여 확대 ▦신평사의 잘못된 평가에 대한 배상책임 ▦구제금융 중인 국가에 대한 신용평가 금지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이와 관련, <나쁜 사마리아인들> 의 저자인 장하준 케임브리지대 교수는 영국 일간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신평사가 무소불위의 권한을 휘두르는 것은 서방의 자업자득이라고 밝혔다. 장 교수는 "신평사의 과도한 영향력은 유럽 정책결정자들이 지난 수십년간 발전시켜온 금융시스템 때문"이라며 "정부가 부채상환 능력이나 자산 평가에 관한 금융규제를 할 때 신평사에 과도하게 의존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나쁜>
이영창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