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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여명작전 1년… 구출 지휘했던 김규환 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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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덴만 여명작전 1년… 구출 지휘했던 김규환 대위

입력
2012.01.15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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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을 100% 확신했다. 하지만 실전은 처음이었다."

김규환(32ㆍ해사57기) 대위는 지난해 1월 21일 아덴만 바다 한가운데 있었다. 삼호주얼리호 피랍 일주일째 되던 날, 해군 청해부대 검문검색팀장 김 대위는 현장에서 구출작전을 지휘했다.

오전4시58분, 어둠을 틈타 청해부대 최영함에서 고속단정 3척이 차례로 투하됐다. 6시9분, 삼호주얼리호에 접근한 15명의 특수전여단(UDT) 요원들이 배 옆면을 타고 오르기 시작했다. 첫 번째 고비였다. 갑판에서 해적들이 총을 쏠 수도 있었기 때문이다. 배 안에서 총소리가 들렸다. 마음이 급해졌다.

김 대위는 15일 "선원 중에 누군가 다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속히 배를 장악하는 게 급선무였다"고 말했다. 상공에서 링스헬기가 불을 뿜었다. 그 사이 대원들은 갑판을 지나 배의 지휘부인 선교에 진입했다. 저항하는 해적들은 사살했다. 순식간에 배 곳곳은 총탄 자국으로 벌집이 됐다.

선원 한 명이 외쳤다. "해적이 선장님을 쐈습니다." 석해균 선장은 출혈과 쇼크, 체온저하로 위급한 상태였다. 김 대위는 "예상하지 못한 상황이었다. 응급조치를 하면서 의식을 잃지 않도록 계속 말을 걸었다"며 아쉬워했다.

해적 한 명이 대전차로켓(RPG-7)을 겨누다 간발의 차이로 저격수에게 사살됐다. 김 대위는 "대테러작전은 한 몸처럼 움직이는 대원들의 팀워크가 성패를 좌우한다"고 말했다.

9시56분, 5시간 만에 작전은 끝났다. 선원 21명을 모두 구조하고 해적 8명을 사살, 5명은 생포했다. 석 선장이 다친 것을 제외하면 완벽한 승리였다.

그 순간 어떤 느낌이었을까. 김 대위는 "배가 고팠다. 온몸의 신경이 곤두서 물 한 모금 마시지 못했더니 뒤늦게 허기가 밀려왔다"고 말하며 멋쩍어했다.

김 대위는 현재 UDT 정보작전관이다. 내근직이다. 그는 "기회가 되면 파병을 또 자원하겠다"고 주저없이 말했다. 동갑내기 아내도 평소 "군인이 적과 싸우는 건 당연하다. 위험한 걸 알지만 따르는 부하들을 생각해 최선을 다해달라"며 자신감을 준다고 한다. 김 대위도 무용담을 묻는 후배들에게 "네가 갔어도 그 상황에서 나와 똑같이 임무를 완수했을 것"이라고 용기를 북돋아준다.

그는 눈을 감으면 언제나 아덴만 여명작전 때의 장면이 파노라마처럼 스쳐 지나간다고 했다. "UDT는 세계 최강이다. 1년 전 우리는 실전에서 증명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김광수기자 rolling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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