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 학교 후배에게 돈을 빼앗아오다 집에서 수천만원 상당의 귀금속까지 훔쳐오게 시킨 중학생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방배경찰서는 15일 학교 후배를 협박, 집에서 금반지 등 2,0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훔치게 한 혐의(공갈)로 K중학교 3학년 장모(15)군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또 장군에게서 귀금속을 매입한 금은방 주인 엄모(56)씨 등 3명을 장물취득 혐의로 불구속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장군은 지난해 4월 양천구 신정동 한 아파트 주차장에서 같은 학교 1년 후배인 김모(14)군을 위협하고 5,000원을 빼앗는 등 35차례에 걸쳐 50만원 상당의 금품을 갈취했다. 8월 말에는 K중 운동장에서 김군의 허벅지 등을 여러 차례 폭행하며"집에서 비싼 걸 훔쳐오라"고 위협했다.
폭행을 두려워한 김군은 세 차례에 걸쳐 자신의 집 안방에서 어머니의 금반지와 금귀걸이 등 2,000만원어치의 귀금속 7점을 훔쳐 장군에게 갖다줬다. 장군은 이를 양천구 소재 금은방 3곳에서 124만원을 받고 팔았다.
경찰 관계자는 "장군은 평소 PC방 등으로 김군을 데리고 다니며 요금을 내게 하는 등 괴롭히다 김군의 부모가 사업을 하고 부유하다는 사실을 알고 금품을 훔쳐오게 했다"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중학생이 금붙이를 파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금은방 업자가 "금은방에 장물로 의심되는 물건이 있다"고 제보해 수사가 시작됐다. 경찰이 장군을 붙잡아 귀금속의 출처를 추궁하던 중 후배를 협박해 훔쳐오게 한 학교폭력 사건이 드러난 것이다.
송은미기자 m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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