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한 가난한 나무꾼이 아픈 아들을 위해 구문소(求門沼ㆍ구멍 있는 연못)라는 연못에서 낚시를 하다가 물에 빠졌다. 용궁으로 잡혀간 그는 용왕으로부터 "왜 불쌍한 물고기를 잡느냐"고 꾸짖음을 당한다. 아프고 굶주린 아들을 위해 낚시질에 나섰다고 하자 용왕은 떡 한 덩이를 주며 낚시꾼을 다시 세상으로 보냈다. 하지만 세상에 와보니 떡이 딱딱해져 먹을 수가 없어 쌀 독에 넣어뒀는데 이 쌀독에서 쌀이 쏟아져 아들을 구했다.
구전으로 내려오던 마을 전설이 캐릭터와 마을 마크로 다시 태어났다.
농촌진흥청은 전설을 간직한 전국의 10개 마을을 선정해 '구전자원을 활용한 소득화 시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15일 밝혔다. 마을의 전설을 조사ㆍ발굴해 이야기화 하고, 캐릭터ㆍ체험프로그램ㆍ축제ㆍ농산품 등을 만들어 마을 소득원이 되도록 하는 사업이다.
구문소 마을은 용궁전설을 활용해 마을 캐릭터와 마크를 만들었다. 또 전설을 역할극으로 재현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북, 5개의 구슬에 소원을 적어 복주머니에 담아가는 체험 프로그램 등을 마련했다.
경기 여주군 서화마을은 '원주 원님이 한양을 오갈 때 쉬어가던 곳'이라는 전설을 활용해 탐험 지도를 만들었다. 지도를 따라 마을을 탐험하며 옛날 원님이 먹었을 산나물을 캐고 음식도 해 먹는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용이 내려와 살았다는 전남 순천시 운룡마을도 650년 역사를 가진 마을의 성씨와 인물, 사건, 경관 등을 활용해 약초둘레길 이야기 지도를 만들었다.
'모래 위에 세워진 마을'이라는 평촌마을(충남 금산군)에서는 기우제 농바우끄시기(농바위 끌기)를 활용한 공연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밖에 성방마을(경남 사천시), 우포 가시연꽃마을(경남 창녕군), 월선 마을(전남 무안군), 서매마을(전북 남원시), 서홍마을(제주 서귀포시), 양구지역 마을(강원 양구군)도 이번 사업에 포함됐다.
농진청은 마을마다 개발된 콘텐츠를 효율적으로 활용해 농가소득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종합적인 컨설팅을 실시할 계획이다. 안옥선 연구관은 "단순 농사 체험과는 차별화된 이 콘텐츠들이 마을마다 실용화되면 마을 인지도를 높이고 관광객도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주형기자 cubi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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