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의 변신은 무죄다. 감독이 직접 코트에 나가 자유투를 던지자 '얼짱 스타'들이 마이크를 잡고 노래를 불렀다.
신세계ㆍ이마트 2011~12 여자프로농구 올스타전이 열린 15일 부천실내체육관은 팬들의 함성으로 들끓었다. 경기 전 왕년의 스타 전주원, 유영주 등으로 구성된 WKBL팀과 연예인 농구단(레인보우)의 시범경기로 분위기를 달군 올스타전은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했다.
시작은 감독들의 자유투였다. 2쿼터 4분24초를 남기고 서부 올스타가 자유투를 얻자, 선수들은 한 켠에서 경기를 관람하던 정인교 신세계 감독을 코트로 끌고 왔다. 현역 시절 '사랑의 3점 슈터'로 이름을 날린 정 감독은 가볍게 자유투를 성공시켜 큰 박수를 받았다. 여기에 서부 올스타의 지휘봉을 잡은 임달식 신한은행 감독도 가세했다. 3쿼터 중반 말끔한 정장 차림으로 자유투 라인에 선 임 감독은 단추 하나를 풀더니 가볍게 공을 림 속으로 집어 넣었다.
백미는 선수들의 깜짝 변신이었다. 농구 스타들이 짙은 화장과 화려한 옷차림으로 가수가 된 것이다. 보컬에는 기존의 정선화(국민은행)와 이선화(삼성생명)에 신인 이령(신세계)이 가세했고 김단비(신한은행)가 베이스, 이경은(KDB생명)은 전자기타를 연주했다. 또 양지희(우리은행)와 정미란(KDB생명)은 각각 드럼과 키보드를 맡아 아름다운 선율을 만들었다. 이들 W밴드는 자우림의 '헤이헤이헤이'를 열창하며 숨겨둔 끼를 발산했다.
대표적인 얼짱 농구스타인 김단비는 "연습 때보다 실수를 많이 해 긴장했다. (짙은 화장과 옷차림이) 창피하고 어색하다"며 "앞으로 팬들이 요청한다면 멋진 공연을 선보이겠다"고 밝게 웃었다. 이어 "농구 코트에서는 김단비답게 멋진 모습을 보답하겠다"고 다짐했다.
3점슛 대회에서는 신한은행의 이연화가 1위를 차지했다. 예선에서 1위를 차지한 이연화는 결승에서 18점을 넣어 15점의 박정은(삼성생명)을 제치고 1위에 올랐다. 또 정인교 감독, 우지원 SBS ESPN 해설위원, 연예인 농구단의 박재민이 번외 참가자로 출전해 3점슛 1개에 10만원씩, 총 290만원의 사랑의 기금을 모았다.
경기는 사이 좋게 116-116 무승부로 끝났다. 동부 올스타는 4쿼터 50초를 남기고 박정은이 자유투를 얻어 승리를 눈앞에 뒀다. 하지만 박정은 대신 두 번째 자유투를 시도한 이호근 삼성생명 감독이 던진 공이 림을 벗어나며 양팀 모두 승자가 됐다.
박정은이 기자단 투표 78표 중 48표로 동부 MVP, 김정은(신세계)이 52표를 얻어 서부 MVP로 뽑혔다. 로벌슨(삼성생명)과 최윤아(신한은행)는 각각 19점 14리바운드 10어시스트, 24점 11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했다. 선수들은 경기 후 수백 명의 팬들에게 직접 사인을 해주며 이날 올스타전을 마무리했다.
부천=함태수기자 hts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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