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숲이 변하면서 그 안에 사는 동물들의 몸집이 점점 줄어든다는 연구 결과가 속속 나오고 있다.
싱가포르국립대 연구진은 딱정벌레, 거미, 땅다람쥐의 화석을 비교한 결과 5600만년 전 이 동물들의 크기가 그 이전보다 50~75% 작아졌다고 발표했다. 5600만년 전 당시는 북극 바닷물의 표면 온도가 15도를 넘을 정도로 따뜻한 온난화 시기였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딱정벌레나 거미 같은 곤충은 대부분 변온동물이다. 변온동물은 바깥 기온이 오르면 체내 신진대사가 활발해진다. 그만큼 성장 속도도 빨라져 더 많이 먹게 된다. 그런데 먹이를 필요한 만큼 구하지 못하면 몸집이 다 커지기도 전에 성체가 된다. 이런 개체가 많아지면 결과적으로 평균 크기가 작아진다는 것이다.
최근엔 동물의 몸집이 작아진 실제 사례도 보고됐다. 영국 런던임페리얼대 연구진은 스코틀랜드 허타 섬에 사는 야생양(soayㆍ사진)의 몸집이 1985년에 비해 5% 줄었다고 밝혔다.
이 섬은 겨울철 날씨가 매서워 몸집이 큰 양일수록 생존율이 높았다. 예전 같으면 살아 남기 어려웠을 야생 양이 날씨가 따듯해지면서 많이 생존하게 됐고, 이들이 번식하면서 무리 전체의 평균 몸집을 작게 만들었다고 연구진은 설명했다.
그러나 생존 환경이 나빠지면 동물의 몸집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기후변화만으로 모든 걸 설명하기엔 한계가 있다는 반론도 나온다.
변태섭기자 liberta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