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오전 8시5분쯤 인천 옹진군 자월도 북방 3마일 해상을 항해하던 유류운반선 두라3호(4,191톤)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 사고가 발생, 한국인 선원과 미얀마 선원 등 5명이 숨지고 6명이 실종됐다.
이 선박에는 한국인 선원 11명과 미얀마 선원 5명 등 모두 16명이 타고 있었으며, 이진수(22)씨와 미얀마 선원 뗏나잉원(38), 묘민자우(32)씨 등 5명이 숨지고 1등 항해사 유준태(52)씨 등 6명이 실종됐다. 사망자들의 시신은 인천 남구 숭의동 성인천한방병원에 안치됐다.
안상원(57) 선장 등 5명은 사고 직후 출동한 해경 경비정에 의해 구조됐다. 사고 당시 선박은 충남 서산시 대산항에서 실은 휘발유 6,500톤을 인천 남항 부두에 내린 뒤 다시 대산항으로 돌아가던 중이었다.
사고 직후 선박은 중간 부분이 두 동강 나듯 부러져 반쯤 가라앉았지만 완전히 침몰하지는 않았다. 해경은 선수와 선미에 부표를 설치하고 기관실과 갑판을 폐쇄하는 등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선미에는 벙커C유 80톤과 경유 40톤이 있었지만 이 기름을 담고 있던 유류탱크는 훼손되지 않아 기름 유출 등 2차 사고는 발생하지 않았다.
해경은 사고 당시 갑판 부근에서 가스 프리(Gas Freeㆍ기름을 하역하고 난 뒤 유류탱크에 남아 있는 유증기를 빼는 것) 작업을 하던 선원들만 변을 당한 점, 휘발유를 담고 있던 주 유류탱크의 위치가 갑판 바로 아래라는 점, 선실과 기관실 등 선미 부근에 있던 선원들은 무사한 점 등으로 미뤄 가스 프리 작업 과정에서 내부 폭발로 사고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증기가 스파크나 정전기 등으로 인해 폭발을 일으켰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안 선장은 "당직자를 제외한 11명이 갑판에서 가스 프리 작업을 하고 있었는데 20~30분쯤 지나 '쾅' 하는 굉음과 함께 조타실 유리창이 깨질 정도로 강한 충격파가 전해졌다"며 "폭발이 배 중간쯤에서 발생해 선미 쪽에 있던 5명은 화를 면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망ㆍ실종 선원 유족들은 그러나 "기름이 가득 실린 것도 아니고 얼마 되지 않는 잔류 가스 때문에 길이가 105m에 이르는 수천톤급 배가 두 동강 직전까지 간다는 게 말이 되느냐"며 정확한 원인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유족들은 또 평소에 경유를 운반하던 두라3호가 이날 휘발유를 운반했던 점에 대해서도 "운반하는 기름 종류가 바뀐 점도 폭발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해경은 이에 따라 선체 내부 폭발이 아닌 외부 충격 등 다른 원인에 의해 사고가 발생했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정확한 사고 경위를 수사 중이다. 해경은 사고 해역 인근에서 경비함정 22척과 헬기 2대를 동원해 밤샘 실종자 수색 작업을 벌였다.
인천=강주형기자 cubi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