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춘천시 수빈장학회의 인터넷 카페에 15일 한 통의 편지가 게시됐다. 이 장학회로부터 3년간 지원을 받아 지난달 카이스트(KAIST)에 합격한 조유진(18ㆍ춘천여고3)양이 쓴 글이다. 그는 ‘♥수빈에 전하고픈 말’로 시작한 편지에서 3년간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 장학회에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그는“갈고 닦고(修) 공부해 빛(彬)을 볼 것이라는 장학회의 이름처럼 저도 언젠가는 전기공학 분야의 최고의 인재가 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신입생 1,000여명 가운데 20위권에 들어야 하는 KPF장학생으로 선발돼 해외 어학연수와 장학금 등의 혜택을 받게 됐다”는 소식도 함께 전했다.
조양은 춘천에선 영재로 통한다. 넉넉하지 못한 가정형편 때문에 사교육을 받지 못했지만 전국연합모의고사에서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한국과학창의재단이 주는 ‘2011대한민국 인재상’을 받기도 했다. 공부만 잘 하는 반쪽짜리 우등생은 아니었다. 그는 고교입학과 동시에 매달 춘천시립양로원을 찾아 노인들의 수발을 드는 봉사활동과 자신처럼 형편이 어려운 중학생들에게 수학을 가르치는 재능기부를 해왔다. 이렇게 176시간이나 자신보다 더 낮은 곳에 있는 이웃들과 함께 했다.
수빈장학회는 춘천시 조양동에서 안경점을 운영하던 김주영(74)씨가 1999년 8월 5억여원의 사재를 털어 설립했다. 지금까지 140여명의 춘천지역 고교생들의 학비를 지원했다.
춘천=박은성기자 esp7@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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