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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제청 논란 1년 만에 임명된 박수찬 영림중 교장/ "교장 눈치봐야 승진하는 현실 脫권위·소통하는 학교 만들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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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제청 논란 1년 만에 임명된 박수찬 영림중 교장/ "교장 눈치봐야 승진하는 현실 脫권위·소통하는 학교 만들 것"

입력
2012.01.15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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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교사 출신 교장과 기존 승진제도로 임용된 교장 가운데 누가 학교 운영을 잘하는 지 서로 경쟁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야 교장들도 학교 운영에 다양한 개성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평교사도 교장이 될 수 있는 내부형 공모를 통해 지난해 서울 영림중 교장 후보로 선출됐다가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임용 제청을 거부당했던 전국교직원노조 소속 박수찬(56) 교사. 민주노동당 불법후원금 사건 1심에서 선고받은 20만원의 벌금형은 교장 임용 결격 사유에 해당되지 않는다는 교과부 판단에 따라 16일 임명장을 받고 1년 만에 교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박 교장은 15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교과부가 두번이나 임용 제청을 거부하는 무리수를 뒀지만 민노당 후원금과 관련해서는 기소 당시부터 크게 문제될 게 없었기 때문에 임용될 것으로 믿었다"며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박 교장은 "승진을 위해 교사들이 교장 등 관리자에게 잘 보여야 하는 기존 승진제도 하에서는 교사들이 정작 학생 교육에 소홀하기 쉽고, 승진을 두고 교사간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교장 임용 제도가 다양하게 개방돼야 학교에도 긍정적인 변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탈권위, 소통과 협력을 강조하며 "학교를 민주적으로 변화 발전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최근 사회적 파문이 일고 있는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해 박 교장은 "처음엔 나도 엄한 생활지도부장이었지만 엄하게만 대한다고 해서 폭력문제가 줄지 않더라"며 "방학 때 부적응 학생과 1박2일 캠프를 간 적이 있는데 함께 고기 구워먹고, 친밀해지니 학생들이 솔직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사랑에 소외된 학생에게 다가가 마음을 열게 해야 폭력 문제를 줄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그는 학생들의 인성ㆍ창의교육을 강화하고 교사 업무를 줄이는 대신 상담시간을 늘려 학교폭력에 대응할 생각이다. 그는 중학교에서 8년간 생활지도부장을 맡았었다.

박 교장은 "일부 학부모들은 전교조 출신 교장이라 우려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이 분들과도 소통하면서 교육의 동반자로 함께 가고 싶다"며 "시민운동이 활발한 지역적 특성을 고려해 지역 교육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준규기자 manbok@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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