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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유럽 9개국 신용 강등/ 예견된 사태이지만… 한국 경제 '시계 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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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 유럽 9개국 신용 강등/ 예견된 사태이지만… 한국 경제 '시계 제로'

입력
2012.01.15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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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가 ‘시계(視界) 제로(0)’ 상황에 빠져들고 있다. 유럽 각국의 신용등급 강등은 어느 정도 예견됐다지만, 문제는 이란발(發) 유가 불안, 중국을 포함한 신흥국 경기의 경착륙 등 메가톤급 대외 악재가 줄줄이 대기 중이라는 점이다. 자칫 올해 1분기 성장률이 마이너스를 기록할 것이라는 우려까지 나온다.

일단 국내 금융시장에 미칠 단기적 충격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금요일(13일) 강등 소식을 접한 유럽과 미국 증시가 0.5% 안팎 하락으로 비교적 선방한 데서 보듯, 시장이 ‘예상했던 악재’는 오히려 불확실성 해소라는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유럽의 신용등급 강등은 예상 가능했던 일이라 (주식ㆍ외환시장 등에) 당장 큰 충격은 없을 것으로 본다”며 “오히려 프랑스 신용등급이 한 등급만 떨어진 게 그나마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부를 후폭풍이다. 주요 변수마다 잔뜩 민감해져 있는 불안심리를 자극할 경우, 걷잡을 수 없는 연쇄 충격파가 올 수도 있다.

우선 최대 현안인 유럽 위기의 경우 이달 말 열릴 유럽 정상회의에서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거나 추가적인 신용등급 강등이 현실화한다면 사태가 더욱 악화할 수 있다. 이번 등급 강등으로 조달금리가 상승한 이탈리아, 스페인 등이 각각 2~4월 국채의 40%, 36% 만기를 앞두고 있어 자칫 국내에 들어와 있는 유럽계 자금이 대거 빠져나가는 사태도 배제할 수 없다. 유럽 주요국의 경기가 추락할 경우, 미국 중국 등 거대경제권은 물론 우리 기업들의 수출전선에도 연쇄 타격이 우려된다. 대신증권은 “유럽 성장률이 1%포인트 하락하면 대(對)유럽 수출이 4%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과 이란의 핵개발 갈등으로 급등세를 타고 있는 국제유가도 우리 경제에 치명타를 날릴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하면 올해 성장률이 2.8%로 떨어지고 물가는 7%대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유가 상승에 외국인 자금 유출에 따른 환율 급등까지 겹치면 국내 물가는 고공행진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제마저 부동산 버블, 지방채무 누적 등 악재를 견디지 못하고 휘청거린다면, 우리 경제는 경기 침체와 고물가가 겹치는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여러 악재들이 겹칠 경우 1분기 성장률이 전기 대비 0% 또는 마이너스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용식기자 jawohl@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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