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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소나기 피하기 전략 선회하나… "IAEA조사단 수용" 돌연 유화몸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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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제재 소나기 피하기 전략 선회하나… "IAEA조사단 수용" 돌연 유화몸짓

입력
2012.01.13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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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무기 개발 의혹으로 국제사회의 제재에 직면한 이란이 돌연 국제원자력기구(IAEA) 조사단의 방문을 허용했다. 핵 개발을 둘러싸고 미국과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시점에서 석유금수 조치 등 제재를 피하기 위해 대화 국면으로 전환을 꾀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온다.

AP통신은 13일 익명의 외교소식통을 인용해 "허먼 네카르츠 IAEA 사무차장을 단장으로 한 시찰단이 28일께 이란을 찾아 핵개발 의혹에 관해 이란 당국과 논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IAEA 조사단의 이란 방문은 지난해 11월 IAEA의 이란 핵무기 보고서가 나온 이후 처음이다.

이란의 유화 공세는 이 뿐만이 아니다. 터키를 방문 중인 알리 라리자니 이란 국회의장은 이날 "국제 6자 중재단(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지난해 1월 중단된 핵 협상을 재개할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라리자니 의장이 "게임식이 아닌 진지한 협상이 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최근까지 협상 자체를 거부해 왔던 이란의 태도에 비쳐볼 때 상당한 진전임에는 분명하다.

그러나 서방 국가들은 이란의 진의를 의심하고 있다. 서방의 한 외교 관리는 "이란 정부가 핵무기 프로그램을 가동 중인 것으로 추정되는 핵심 시설과 인력을 공개할지 불확실하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 IAEA 측은 이란 핵 개발의 총책임자인 모흐센 파크리자데 박사와의 면담을 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이 캐서린 애쉬톤 유럽연합(EU)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지난해 10월 공식 제안한 핵협상에는 응하지 않은 채 별도의 대화를 주장하는 것도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서방국가들의 외교적 연대 노력을 분산시키고 추가 제재를 피하려는 시간벌기용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실제 이란은 내부적으로는 핵과학자 모스타파 아마디 로샨 암살 사건에 대한 강경 자세를 누그러뜨리지 않고 있다.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는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추도사에서 "미 중앙정보국(CIA)과 이스라엘 모사드가 이번 테러를 기획하거나 최소한 지원했다"고 주장했고 이란 일간 카이한도 사설을 통해 "이스라엘 정부 관리와 군 요인을 보복 암살하라"고 촉구했다.

미국은 이란의 대화 제의에 개의치 않고 제재 절차를 계속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미 국무부는 지난달 발효된 국방수권법에 따라 이날 이란 석유제품의 최대 공급처인 중국 국영 석유업체 주하이전롱과 싱가포르 쿠오오일, 아랍에미리트(UAE) 팔오일컴퍼니 등 3개 업체를 금융제재 대상에 포함시켰다. 미 정부 고위관계자는 "국방수권법의 최종 목적은 이란 중앙은행 폐쇄"라고 AFP통신에 말했다. 하지만 유럽연합(EU)이 23일 이란산 석유수입 금지 문제를 논의할 외무장관 회의에서 금수 조치를 6개월 가량 늦출 것으로 알려져 제재 효과는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EU 소식통은 "그리스, 스페인, 이탈리아의 이란산 원유 의존도가 EU 전체 수입 물량 중 70%를 차지하는 데다 가뜩이나 심각한 경제 위기를 겪고 있어 대체 수입처를 마련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이삭기자 hir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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