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난해 일자리를 많이 늘린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을 선정해 발표했다. 어려운 여건에서도 동종의 다른 업체에 비해 고용인원이 많고 고용증가율이 높은 곳이다. 현대차그룹의 5개사와 중소기업은행을 비롯한 37개 대기업이 뽑혔지만, 소리소문 없이 고용에 앞장선 락앤락과 이레축산 등 중견기업 29곳, 중소기업 34곳도 포함됐다. 모두 형편이 좋아서 고용을 늘린 것은 아니다. 조금이나마 실업문제를 해결하려고 투자를 늘리고, 고용을 줄여야 할 처지인데도 노사가 고통 분담을 감내하면서 채용을 늘린 곳도 있다.
정부는 올해에도 일자리 늘리기를 통한 실업문제 해소를 최우선 국정과제로 삼았다. 10조원을 투입해 청년 일자리 7만여 개를 만들고, 공공부문 신규채용도 1만4,000명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심각한 사회불안과 불만요소인 청년들의 낮은 고용률(40.5%)과 높은 실업률(7.7%)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정부가 국민의 부담인 세금으로 무작정 일자리 수만 늘리는 것도 능사는 아니다. 근로시간 단축에 의한 일자리 쪼개도 근본 해결책이 아니다.
민간기업들이 발벗고 투자와 고용을 확대하지 않는 한 돌파구가 없다. 꼭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희생만 하라는 것도 아니다. 기업이 지금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으로 나아가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지난해 1,600명을 채용하는 공격경영으로 오히려 2배 가까운 매출 증가를 달성한 삼성엔지니어링이 좋은 예다. 최근 4년 동안 일자리를 많이 늘린 기업의 영업이익이 상대적으로 크게 증가하고, 신용도도 더 높아졌다는 통계(한국직업능력개발원)도 있다.
어제는 30대 그룹 사장단이 올해 사상 최대인 151조원을 투자하고 12만3,000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CJ그룹처럼 무엇보다 젊은이들의 꿈을 심어주는 고용 확대에 주력하겠다는 기업들도 나오고 있다. 지금처럼 실업으로 수많은 젊은이들이 고통 받고 있는 때에는 기업이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보다 더 좋은 사회적 기여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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