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카리브해 아루바섬에서 실종돼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미국 소녀 나탈리 홀로웨이(당시 18세)에 법원이 공식 사망 판결을 내렸다.
앨러배마주 법원은 12일 홀로웨이가 실종된 지 6년 반 만에 사망을 공표했다고 abc 방송 등이 보도했다. 앨런 킹 판사는 버밍햄 유언검인재판소에서 열린 심리공판에서 홀로웨이의 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홀로웨이의 사망진단서 발부명령에 서명했다.
이번 선언은 홀로웨이 아버지의 요청으로 이뤄졌다. 데이브 홀로웨이는 지난해 "더 이상 딸이 살아 있다는 증거를 찾을 수 없다"며 딸의 의료보험금 납부 중단과 2,000달러의 학자금을 남동생에게 대신 사용할 수 있게 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홀로웨이의 어머니는 처음에 남편의 결정에 반대했으나 후에 마음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홀로웨이 사건은 납치, 강간, 살해 등 대중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내용으로 당시 이라크 전쟁, 미중 무역마찰 등 주요한 국제 뉴스들을 제치고 연일 방송과 신문에 오르내려 선정성 논란을 샀다. 실종자에 대해 새로 밝혀진 사실이 전혀 없는데도 MSNBC 등 방송사들이 여러 달 동안 이 사건을 집중 보도하자 결국 연방수사국(FBI)까지 나서 전투기로 해안을 샅샅이 뒤지기도 했다.
2008년에는 네덜란드의 한 방송기자가 유력 용의자였던 요란 반데르 슬루트의 친구를 매수해 슬루트가 홀로웨이의 시신을 바다에 버렸다고 고백하는 몰래카메라 영상을 공개, 다시 한 번 논란이 일었다.
데이브 홀로웨이는 공판이 끝난 후 "우리는 여전히 정의를 구현하기 원한다"며 전날 페루에서 또 다른 살해 혐의로 유죄를 선고 받은 슬루트를 지목해 "(그의) 다음 장소는 버밍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슬루트는 2008년 5월 홀로웨이의 시신이 어디 있는지 알려주겠다며 부모에게 25만달러를 요구한 혐의로 연방법원에 기소된 상태다.
황수현기자 so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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