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한나라당 전당대회 돈 봉투 사건을 폭로한 고승덕 한나라당 의원이 검찰 조사에서 박희태 후보 측에 돈을 돌려주자 당시 캠프 상황실장이었던 김효재 청와대 정무수석이 "왜 돌려줬느냐"고 전화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김 수석의 입장이 곤혹스럽게 됐다.
청와대는 12일 김 수석이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되는 상황에 긴장하면서도 불쾌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이날 "'고 의원과는 말 한마디 해 본 적이 없고 눈길 한 번 나누지 않았다'는 김 수석의 입장에는 한 치도 변한 것이 없다"고 말했다. 김 수석은 이날 기자들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난 번에 고 의원 주변에서 '돈 봉투 전달자는 김 수석'이라는 말이 나왔지만 고 의원 스스로 김 수석이 아니라고 해명했다"며 "돈을 돌려준 뒤 김 수석의 전화를 받았다는 말도 고 의원의 일방적 주장일 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 의원이 왜 자꾸 이런 식으로 주장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청와대 일부에서는 한나라당 지도부까지 나서서 박희태 국회의장이 검찰 수사에 응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만큼 김 수석도 검찰 조사를 피해갈 수 없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 관계자는 "상황이 최악으로 가게 되면 현직 정무수석으로서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은 여러 모로 부담스러울 것"이라고 말했다. 수사를 받는 상황이 된다면 불가피하게 사퇴할 수밖에 없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김동국기자 dk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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