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정부가 소수민족 카렌족과 평화협상을 타결했다. 1948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63년 동안 진행된 세계 최장 내전이 사실상 종지부를 찍게 됐다.
AFP통신은 “미얀마 정부와 카렌민족연합(KNU) 대표단이 12일 미얀마 남부 카렌주 파안에서 회담하고 교전 중단과 연락사무소 설치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평화협상안에 서명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타우 KNU 대변인은 “우리의 임무가 이제 첫 발을 뗐다”며 “평화협상안을 구체화하기 위한 추가회담을 45일 안에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측 대표인 아웅 민 철도청 장관은 “오늘은 6,000만 미얀마인 모두가 승리한 날”이라고 강조했다.
미얀마는 독립 이후 다수를 차지하는 버마족이 권력을 잡으면서 소수민족과 갈등을 빚어왔다. 미얀마에는 샨족, 카진족, 친족, 목족 등 10여개 소수민족이 있으며 이들은 전체 인구의 40% 정도 된다. 카렌족은 미얀마 인구의 7% 정도를 차지한다.
KNU는 미얀마의 소수민족 반군 중 최대 세력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들은 1949년 독립을 선포한 이후 자치권과 민주화 등을 요구하며 무장투쟁을 계속해왔다. 그러나 장기간의 내전으로 카렌주 주민 대부분은 난민으로 전락했으며 미얀마와 국경이 닿은 태국에서도 카렌족 수만명이 난민생활을 하고 있다. 미얀마 정부와 KNU가 평화협상에 서명함에 따라 카렌족은 당장 국내 이동이 자유롭게 됐다.
그러나 세계카렌인회는 “정전만으로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영구 평화를 위한 정치적 해답이 마련돼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냈다.
지난해 3월 군부 통치를 끝내고 초대 민간 대통령에 오른 테인 세인 대통령은 국제사회에서의 고립을 피하기 위해 소수민족 반군들과 평화협상을 진행해왔다. AP통신은 샨족 등 다른 소수 민족도 미얀마 정부와 평화협상을 하고 있다고 12일 보도했다.
이날 평화협상을 매듭지은 미얀마 정부는 수감자 600명을 추가 석방하겠다는 뜻도 밝혔다.
이동현기자 nan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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