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능 경쟁 일색이던 국내 발기부전치료제 시장에 환자 개인별 맞춤치료 바람이 불지 주목된다.
지난해 17호 국산 신약인 발기부전치료제 '제피드(성분명 아바나필)'를 출시한 중외제약은 "기존 치료제로 별 효과를 보지 못한 당뇨병 환자가 12주간 제피드를 복용한 결과 삽입성공률과 발기지속력 등이 의미 있게 증가한 것을 최근 종료된 임상시험에서 확인했다"고 12일 밝혔다.
중외제약에 따르면 발기부전 증상을 겪은 당뇨병 미국인 환자 390여명을 대상으로 한 이 임상시험에서 제피드를 복용한 뒤 삽입성공률은 복용 전 41.5%에서 63.5%로 22%포인트 높아졌다. 또 발기지속력은 8%에서 40%로 32%포인트 증가했다.
발기부전은 당뇨병 환자가 가장 많이 겪는 합병증 중 하나다. 일반적으로 당뇨병 환자는 발기부전치료제 효과가 당뇨병이 없는 사람보다 떨어진다고 알려져 있다. 전문의들은 혈관뿐 아니라 신경계나 호르몬 등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기 때문으로 본다.
국내에 출시된 발기부전치료제는 총 8개. 성분으로 따지면 6가지다. 대부분 발기를 돕는 효소(PDE5)를 활성화시켜주는 원리로, 주로 발기 지속시간이나 작용 속도 등을 놓고 효능 경쟁을 벌여왔다.
중외제약 관계자는 "기존 치료제는 PDE5 말고도 이와 비슷한 PDE1, PDE6, PDE11 같은 다른 효소에 함께 작용해 머리가 아프거나 눈이 충혈되거나 얼굴이 붉어지는 등의 부작용이 나타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며 "아바나필은 다른 효소에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미치고 PDE5에 대한 선택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합병증으로 여러 가지 약을 먹기 때문에 부작용에 특히 민감한 당뇨병 환자에게 적합하다는 얘기다.
분당차병원 가정의학과 김문종 교수는 "특정 병이 있는 환자들을 대상으로 효과를 확인했으니 앞으로 맞춤치료 측면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평가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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