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시즌 초반 한화 박찬호(39)에게 예상치 못한 변수가 생겼다. 햄스트링 부상도 빡빡한 스프링캠프 훈련 일정도 아니다. 바로 '한국의 쿠어스필드'라 불리는 청주구장이다.
한화의 홈구장인 대전 한밭야구장은 지난달부터 새 단장을 시작했다. 4월말 준공을 목표로 야구장을 기존 1만500석에서 1만5,000석 규모로 확장하게 된다. 따라서 한화는 4월 안방에서 벌어지는 두산, LG, 삼성, 넥센 등과의 12경기를 제2홈구장인 청주에서 치른다.
청주구장은 '홈런 공장'으로 불린다. 가운데 담장까지 거리가 110m로 국내 프로야구가 열리는 구장 가운데 가장 짧다. 높은 고도로 인한 낮은 공기 저항 때문에 홈런이 많이 나오는 메이저리그 콜로라도 로키스의 홈구장 쿠어스필드와 비교되기도 한다.
투수 입장에서는 규모가 작은 구장이 달가울 리 없다. 특히 박찬호에게는 더욱 그렇다. 박찬호는 일본 무대에 진출하기 전 2009시즌 메이저리그에서도 땅볼 아웃 116개, 플라이볼 아웃 135개를 기록했다. 빅리그에서 본격적으로 뛴 1996년 이후에도 플라이볼 비율이 1.5배 가까이 높았다. 전형적인 플라이볼 투수인 박찬호에게는 외야가 좁은 게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밖에 없다.
지난 시즌 청주구장에서는 단 5경기밖에 치르지 않았지만 홈런이 13개나 터졌다. 지난해 9월16일 열린 롯데-한화전에서 이대호의 3연타석 홈런과 가르시아의 끝내기 홈런으로 재역전 명승부를 펼쳐진 곳도 청주구장이었다. 초반 분위기에 따라 올시즌 활약상이 판가름 날 박찬호로서는 청주구장은 반드시 이겨내야 할 '거대한 산'인 셈이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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