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프로풋볼리그(NFL) 덴버 브롱코스의 쿼터백 팀 티보(25)는 현재 미국 최고 스타다. 이른바 '기적의 아이콘'으로 불린다. 전 미국이 그의 일거수 일투족에서 눈을 떼지 못할 정도로 티보의 매력에 빠져있다. 티보는 정규리그와 플레이오프에서 거짓말 같은 역전승을 잇달아 연출하며 미국민을 열광시키고 있다. 8승8패로 플레이오프에 턱걸이한 덴버가 지난 9일 열린 2011 NFL 플레이오프 1라운드에서 정규리그 12승4패를 기록한 강호 피츠버그 스틸러스를 29-23으로 꺾자 티보의 마력에 전 미국이 들썩였다.
선교사 부모 밑에서 태어난 티보는 독실한 신앙심으로 유명하다. 아이 패치에 성경 구절을 새겨 넣고 경기를 치르는 도중 한쪽 무릎을 꿇은 독특한 자세로 수시로 기도한다. 이 자세는 그의 이름을 따 '티보잉(Tebowing)'이라고 불리고 있다. 팝스타 레이디 가가는 티보가 피츠버그를 꺾은 후 트위터를 통해 "나는 뉴욕 자이언츠의 팬이지만 티보는 진정한 챔피언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메시지를 올렸고 1980년대 중반 인기를 누린 가수 존 파는 빌보드 싱글 차트 1위에 올랐던 자신의 히트곡 '세인트 엘모의 열정(St.Elmo's Fire)'를 개사해 '팀 티보의 열정'이라는 제목으로 그에게 헌정했다.
티보의 후광에 힘입어 대선 후보가 되기 위해 공화당의 유력 정치인들이 줄을 대고 있을 정도로 전국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정규리그에서 1승4패로 부진하던 덴버는 티보가 주전 쿼터백으로 나서기 시작한 후 상승세로 돌아서며 플레이오프 진출에 성공했다. 티보가 2011 시즌 만들어낸 모든 승리가 드라마틱하다. 정규리그 7승 가운데 6승이 4쿼터 이후 연출된 뒤집기 승부였고 피츠버그전에서는 초장거리 터치다운 패스를 성공시켰다. 모든 승리가'불가사의하다'고 밖에 설명할 수 없다.
티보가 지휘하는 덴버는 15일 오전 폭스보로 질레트스타디움에서 뉴잉글랜드 패트리어츠(13승3패)를 상대로 플레이오프 2라운드 원정 경기를 치른다. 미국 전체의 시선이 집중될 빅 매치다. 뉴잉글랜드는 NFL 최고의 슈퍼스타인 쿼터백 톰 브래디(35)가 이끌고 있다. 뉴잉글랜드의 압승이 점쳐진다. 정규리그에서도 덴버는 12월 뉴잉글랜드와의 홈 경기에서 23-41로 패배, 6연승 가도에 제동이 걸린 후 3연패로 정규리그를 마감했다.
그러나 티보의 마력에 중독된 미국 현지 팬과 언론들은 이변의 가능성이 낮지 않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객관적인 전력을 놓고 볼 때 덴버가 뉴잉글랜드를 꺾는 것은 '기적'에 가깝다. 티보와 브래디의 정규리그 성적을 비교하면 더욱 그렇다. 티보는 정규리그에서 1,729 패싱 야드와 12개의 터치다운을 기록했다. 반면 브래디는 5,235야드를 전진하며 39개의 터치다운에 성공했다. 그러나 미국 팬들은 '기적'을 기대하고 있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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